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자신을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에서 '해임'한 건,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다.
나 전 의원은 20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다"며 "관련된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累)가 된 점, 윤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원 여러분께도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성공적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의힘이 되는 그 길을, 당원동지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본인 페이스북에 자신에 대한 해임 결정이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고,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란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례적으로 본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파악에 따른 결정이다.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일격했다. 대통령실의 '공개 비판' 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대통령을 끌어들였다(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안팎의 비판 여론도 거세졌다.
다만, 나 전 의원 측은 '이번 입장 발표는 당대표 경선 출마와는 무관하다'는 입장도 알렸다. 즉 윤 대통령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당내 비판 여론에 몸을 낮추되, "성공한 윤석열 정부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여당"을 위해 지금의 당권 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기간을 조용히 지내고, 대통령이 귀국하신 뒤 연휴가 끝나고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나 전 의원은) 여전히 전의에 불타고 있다"면서 "(최근) 침잠 상태로 있는 것은 경제 국익 외교로 분주하신 대통령께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조용히 있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