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제22대 총선은 내년 4월 10일이다. 재보궐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일정상으론 1년도 넘게 남았다. 하지만 올해가 중요하다. 각 정당별 공천권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올 12월 12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사실상의 선거운동 돌입이다. 특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2022년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현재는 역대 가장 극명한 '여소야대' 상황이다. 과거엔 인위적 정계개편을 통해 돌파해 나가곤 했다. 하지만 균형자 역할을 할 만한 제3정당의 존재감이 약하다. 의석수도 민주당(169석)이 국민의힘(115석)보다 54석이 많다.
따라서 정계개편은 가능성이 매우 낮을뿐더러 국민정서상 수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당과 정부는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선 총선 결과가 절대적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지난 대선에서의 석패를 되돌릴 수 있는 발판이자, 의회권력을 중심으로 한 정국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총선을 맞이하고 있다.
한편 선거법 개정 움직임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극한 양당 대결구도와 승자독식 구조의 변화를 원하는 흐름도 적지 않다. 결선투표제 없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법상 소선거구 제도가 그렇다.
또한 사회변화의 패러다임에서 핵심 중 하나인 다양성을 담아낼 정치적 그릇이 없다. 선거법상 제3정당 또는 소수정당 출현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움직임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4.10 총선 구도와 뛰는 사람들
용인시 갑선거구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직무대행 체제다. 현역인 정찬민 국회의원(국힘)은 2심(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거나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선고되면 사실상 소속 당인 국민의힘 당규에 따라 22대 차기총선 출마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이화영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 역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각 당의 주자들 움직임이 분주한 이유이기도 하다.
처인구 선거구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또 하나는 지역출신 국회의원 재탄생 여부다. 처인구는 도농복합시의 상징이자 잠재력이 압도적인 지역으로 여야를 떠나 줄곧 처인구 출신이 당선된 곳이다.
먼저 민주당부터 살펴보면 이화영 전 지역위원장의 재판 결과가 최대 변수이긴 하지만 여러 명이 움직이는 가운데 자천타천 거명되고 있다. 먼저 권인숙 국회의원(비례·국회 교육위원회)이 발 빠르게 공개적으로 지역활동을 시작했다.
설 명절 현수막을 거는 한편 시장 순회 등 선거구 주민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도 정중동이다. 이화영 전 위원장의 현 상태를 감안해 의도된 제한적 움직임을 보이지만 출마여부에 대해선 분명히 나선다는 입장이다.
기존 정치권에선 백군기 전 용인시장의 출마여부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 시장과 국회의원을 역임해 인지도 등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오세영 전 지역위원장도 지난 총선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설지 주목된다. 엄교섭 전 도의원도 설 명절 현수막을 거는 등 총선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우일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행보도 여러모로 관심 대상이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선거 후 사무총장이 지명되면 조직특위를 가동해 당협 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5월경이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동섭 국기원장이다. 국민의당 시절 20대 국회의원으로서 처인구 지역구 책임을 맡은 바 있다. 여전히 용인에 관심도 많다. 다만 '태권도 대통령'이라 할 국기원장 직함은 물론 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을 내려놓고 용인 처인구로 향할 지는 미지수다.
황준기 용인시 제2부시장도 거론된다.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비롯해 청와대와 행정자치부, 경기도에서 두루 행정경험을 쌓았고 성남시장 도전 등 선출직 정치 경험도 없지 않다. 지역 출신으로는 김상수 시의원(현 윤리특별위원장, 전 전 부의장)이 3선 관록에다 든든한 지역 학·인맥과 재력까지 갖춰 새로운 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 을선거
용인 을선거구는 김민기 국회의원(민주)이 내리 3선을 한 곳으로 지역기반 역시 탄탄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결국 상수이자 변수가 김민기 의원의 판단이 될 모양새다. 이미 중진 반열이지만 4선을 통해 더 큰 정치적 도약은 물론 민주당 필승을 위한 재도전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반면 '3선-586세대'라는 상징성을 가진 이들의 2선 후퇴를 통해 혁신과 세대교체라는 대국민 메시지 전달에 스스로 도구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용인출신이자 기초의회를 경험한 만큼 차기 시장출마 역시 닫힌 문은 아니다. 그 변수에 따라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은 기흥으로 유턴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준연 전 도의원이 당협위원장에 임명했다. 두 번째다. 당연히 내년 총선을 겨냥한다. 손학규계로 정치에 입문, 여러 당을 거쳐 오늘에 이른다. 김해곤․김혜수 등 당협위원장 경선에 참여한 인물들 외에도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인물은 금태섭 전 국회의원이다. 선대 금병훈 변호사가 용인에선 유명세가 있었고 고향도 기흥구 공세동이다. 민주당을 탈당해 국힘에 있지만 소신있는 처신으로 정계에선 뉴스메이커 중 한 사람이다.
용인시 병선거구
용인시 병 선거구는 수지구 일원으로 풍덕천1동 풍덕천2동 신봉동 죽전2동 동천동 상현1동 성복동이 해당된다. 민주당에선 정춘숙 국회의원이 이상일 현 시장을 상대로 신승을 거둬 재선에 올랐다. 현재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장이자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성운동으로 성장해 정치에 입문한 케이스로 당내 및 지역 입지가 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영 청와대 행정관이 다시 도전할지 변수다. 이우현 전 용인시의장, 이건한 전 용인시의장 등 수지지역 출신 정치인들의 도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6월 2022년 국민의힘 용인병 지역위원장을 공모한 결과 신청자는 총 8명이었다.
서정숙 비례대표 국회의원, 법무법인 세종 고석 변호사, 권미나 국민의힘 당 중앙여성위원회 문화예술분과위원회 위원장, 김해곤 국민힘의 경기도당 부위원장, 우태주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상근부회장, 이태용 국민의힘 경기도당 지방재정혁신위원회 위원장, 임한수 경기도의회 의정회 동부회장, 조양민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1부회장 등이다.
먼저 서정숙 국회의원(비례)이 자리를 잡았다. 전직 약사출신 국회의원으로 대구가 고향이다. 한국여약사회 회장,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수석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보건복지위원회에 몸담고 있다.
유명 법무법인 출신인 고석 변호사는 현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선후배 관계이자 법무연수원 동기로 알려져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지에 변호사 사무실 개소 등 총선 출마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 정선거구
용인시 정은 기흥구 구성동 마북동 동백1동 동백2동 보정동 수지구 죽전1동 상현2동이 포함된다. 민주당에선 이탄희 현 국회의원의 경쟁자를 찾기 어려운 지경이다.
엘리트코스를 밟은 판사 출신임에도 그의 행보가 개혁과 서민층에 맞춰지면서 당내 뿐 아니라 지역입지가 단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대 선거구제로 선거법 개정을 통해 양당 구도 파타와 승자독식 철폐를 위한 입법활동은 물론 전국 순회 여론전에도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에선 김범수 현 위원장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범수 국민의힘 용인정 당협위원장은 북한 탈북민을 돕는 사단법인 세이브NK에서 활동하면서 북한인권과 통일에 관심이 많다.
2002년 창간된 보수매체 <미래한국> 발행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과거 이념에만 치우쳐 있던 진보-보수의 낡은 이념 프레임을 깨는데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인정 여야 경쟁은 총선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