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회의원이 가덕도 신공항 명칭을 '김영삼공항'으로 명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PK(부울경) 지역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면서 김-장연대의 한 축인 장제원 의원에 대해선 정치적 역량의 활용을 강조했다.
공항 질문에서 '김영삼' 이름 나온 배경은?
27일 부산을 방문한 김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PK 지역이 잃었던 정치적 리더십을 이제는 회복할 때가 됐다"며 김영삼공항이란 이름을 공개적으로 내세웠다. TK 신공항과 가덕신공항을 놓고 당내 의견이 상충된다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신공항 추진 논란을 놓고 그는 "그런 상황이라면 자신이 더더욱 당 대표가 돼야 한다"라면서 "PK의 정서와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건 제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 공식 논의는 아니지만, 김영삼공항에 대한 생각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PK 지역에 배출했던 역대 대통령 (중에) 여러 가지 많은 공과가 있었지만, (김영삼 대통령은) 공과를 따진다면 공이 훨씬 더 많았던 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우리의 자존심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김 의원은 "상대적으로 보면 호남, TK 지역에서 출신 대통령을 띄우고, 이걸로 정치적 위상과 지역적 이익을 이렇게 도모해 나가는 데 비해 PK 지역은 그런 면에서 조금 소홀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김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부산이 정치적 근거지였던 김 전 대통령은 민정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등 3당 통합으로 만들어진 민주자유당(민자당)의 후보로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김 의원은 "김영삼 대통령 같은 분이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분 아니냐. 왜 그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지를 우리 스스로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느냐"라며 공항 명칭 변경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의 후계를 힘을 실은 그는 "이제 PK 지역에서도 당 대표를 배출해야 할 때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장제원 의원의 역할에 대해선 장점을 부각했다. 그는 "부산 출신으로 정치적 역량·비중이 있는 만큼 시민 입장에서 그걸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했다. "매우 다양한 방법이 있다"라면서도 다만 "그 사안을 선거 과정에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향후 사무총장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당직을 약속한 바도 없고, 제기한 것도 없다. 선거를 마치면 의견을 들어 연대, 포용, 탕평, 연포탕 대통합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자 중 한 명인 안철수 의원 관련 질문에는 답변이 길지 않았다. 안 의원 역시 '부산 후보'를 부각하고 있단 질문에 김 의원은 "그분은 자신이 수도권 후보라고 그러셨는데 거기에 대고 말을 덧붙일 게 뭐가 있느냐"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에서 가장 큰 핍박을 받았고, 피해자 1호로 민주당 정부와 싸워 이겼다"며 보수정당 정통성의 뿌리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은 '전당대회', '공천', '공항', '원전·핵폐기장', '물 문제' 등 여러 주제를 놓고 50분간 지역 언론과 대화를 나눴다.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에는 부산 비전 발표회, 유엔기념공원 참배, 박형준 부산시장 만남 등으로 바쁜 일정을 이어갔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효과로 김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의원과 1·2위를 다투는 형국이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성인 남녀 1009명, 그중 국민의힘 지지층 4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당 대표 지지율은 김 의원 40.0%, 안철수 의원 33.9%, 유승민 전 의원 8.8%, 황교안 의원 4.7%, 윤상현 의원 3.2%, 조경태 의원 1.8%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국민의힘 지지층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8%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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