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은 한 나라의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화 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고령화 문제는 한국사회뿐 아니라 인구 110만 대도시 용인도 예외는 아니다. 출산율 감소와 기대 수명 증가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용인에서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
용인시가 최근 공개한 '2022년 용인시 노인등록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용인시 전체 인구(106만7347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5만333명으로 14.1%를 차지했다. 용인시가 UN이 규정한 고령사회에 진입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경기도 13.7%보다도 높다.
고령 인구 증가도 문제지만 문제는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11.7%에서 2019년 12.6%로 0.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2년 후인 2022년 노인 인구 비율은 14.1%로 1.5%p 높아졌다. 최근 5년 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매년 0.1~0.2%p씩 상승해 왔다. 4년 새 용인시 노인 인구가 29.1% 증가한 것이다.
노인 인구 비율 백암면>원삼면>마북동
용인시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섰지만, 읍·면·동으로 들어가면 이미 오래 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거나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지역이 있다. 38개 읍면동 중 노인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수지구 성복동이다. 전체 인구의 17.0%에 이르는 8749명에 달한다.
처인구 원삼면 인구(8501명)보다 많고, 백암면(9070명)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다. 이어 기흥구 구성동(7232명), 마북동(5963명), 수지구 동천동(5821명) 순이다. 모두 수지와 기흥 등 도시권이다.
노인 인구 수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기흥과 수지지역에 몰려있지만, 노인 인구 비율은 노인 인구 상위권과 다소 거리가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처인구 백암면으로 전체 인구의 27.6%에 달한다.
전체 인구 25.7%에 이르는 원삼면이 뒤를 잇고 있다. 이미 오래 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두 지역은 노인 인구 비율 3위 이하 지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초고령사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노인 인구수 3위 마북동(19.6%)과 2위 구성동(18.6%)과 비교하면 6~9%p 차가 날 정도로 노인 인구 비율이 높다.
반면, 노인 인구 비율이 낮아 가장 젊은 지역은 기흥구 서농동(6.6%)으로 조사됐다. 처인구 역북동(9.2%)과 수지구 풍덕천2동(9.6%)도 비교적 젊은 지역에 속한다.
노년부양비, 백암면 40.6명 서농동 8.4명 14배 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고령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노동력 감소와 노인 빈곤 문제 때문이다. 무엇보다 노인이 증가하면 노인 부양에 따른 청·장년층(또는 경제활동인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년부양비와 노령화지수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노년부양비는 15~64세 인구(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몇 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이다. 수치가 크면 클수록 젊은층의 고령 인구에 대한 부양 비중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령화지수는 0~14세 인구(유소년) 대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용인시 노령화지수는 97.7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앞서 밝힌 대로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백암면과 원삼면의 노령화지수가 가장 높았다. 젊은 지역인 서농동이 44.9명인데 반해 백암면은 624.7명에 달한다. 서농동과 백암면 간 노령화지수는 14배가 넘는다. 노인 인구 비율 25.7%에 달하는 원삼면(383.2명)보다도 241명 많은 곳이 백암면이다.
용인시 노년부양비는 19.7명인데, 예상대로 백암면의 노년부양비 수치는 40.6명으로 가장 많다. 노령화지수가 가장 낮은 서농동은 인구 100명당 8.4명만 부양하면 되지만, 백암면은 40.6명, 원삼면은 38.0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노인 1명당 생산연령인구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서농동은 노인 1명당 12.0명이 부양하면 되지만 백암면과 원삼면은 각각 2.5명, 2.6명당 1명이 부양해야 하는 현실이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 용인시 노인 인구는 2위에 달할 정도로 많지만, 노인 인구 비율은 21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가장 젊은 도시는 화성시로 8.9%에 불과하다. 노령화가 가장 크게 진행된 곳은 경기 북부지역으로, 이 가운데 연천군이 27.2%로 가장 높다.
노인 1인 가구 27.3%, 나이 많을수록 상승
노인 인구 15만 명 용인시의 노인 가구는 어느 정도일까? 2021년 용인시 가구원 수별 노인 가구는 2인 가구 비율이 49.7%(3만7735명)로 가장 높았다. 1인 가구 비율은 27.3%(2만735명)에 이르렀다. 3인 이상 가구는 23.0%에 불과했다. 용인시 전체를 놓고 보면 3인 이상 가구 비율이 49.1%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그래프5 참조> 반면 1인 가구 비율(24.6%)은 노인 1인 가구 비율과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연령대별로 보면 달라진다. 80세 이상 1인 노인 가구 비율은 34.2%로 확 높아졌다. 고령의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고독사 등의 위험도가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촘촘한 복지 안정망이 필요해 보인다.
가구원 수별 노인 가구를 지역별로 보면, 노인 1인 가구는 기흥구 신갈동이 1211가구(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성동 991가구(4.8%), 수지구 풍덕천1동 903가구(4.4%)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65~69세가 5983가구(28.9%)로 가장 많았다.
65세 이상 노인 가구로 좁히면, 기흥구 상갈동 1인 가구 비중이 39.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처인구 중앙동 36.5%, 신갈동 34.4% 순으로 나타났다. 원도심이거나 임대주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들이다.
원도심이 노인 1인 가구 비중 높아
주택 유형(거처 종류)별 노인 가구는 아파트가 70.8%(5만3809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단독주택 거주자는 16.7%(1만2657가구)로 다세대주택(6.4%)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점유 형태별 노인가구는 자기 집이 73.3%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보증금 있는 월세가 11.3%로 뒤를 이었다. 노인 가구 중 자기 집 비율은 남성(77.1%)이 여성(65.4%)보다 높았다.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경제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용인시 노인등록통계는 시 누리집에 접속해 분야별 정보-통계로 들어가 통계보고서-지역개발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성구 정책기획과장은 "노인등록통계는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추진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중요한 통계자료"라며 "시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노인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분석해 보다 촘촘한 정책을 추진하는 토대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