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인구 증가는 경기도를 넘어 전국 최고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른 지역 변화도 이어졌다. 용인으로 유입된 인구 중 특히 65세 인구가 주축을 이뤄 고령화에 맞춘 대책 수립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20년 사이 8%P 상승, 도 평균 상회
2001년 용인시 인구는 45만 1000여 명이다. 이중 65세 이상 인구가 5.61%로 경기도 평균 5.93%보다 낮다. 용인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던 성남시 5.28%보다 높으며 고양시 6.03%는 다소 낮았다.
10년 뒤인 2011년 용인시 고령화율은 경기도 평균을 넘어섰다. 당시 전체 인구는 10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인구는 3.2배 늘었다. 이에 따라 모든 인구 대비 9%를 넘어서 도 평균 8.98%를 넘겼다. 10년 후인 2021년 용인 고령화는 더 심해졌다. 이 연령대 인구수만 두고 보면 고양시를 제외한 경기도 최고 수준이다.
용인시가 고령화에 가속을 보이는 가운데 인근 화성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화성시는 2001년 고령화 지수가 9.16%에 이른다. 용인시와 비교해 두 배에 육박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급격히 변한다.
2011년 화성시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는 7.77%로 용인시 9.05%보다 낮다. 같은 기간 화성시와 용인시 모두 전체 인구가 2배가량 늘었다. 2021년에도 화성시는 고령화율이 10년간 2%P에 못 미칠 정도로 증가한 데 반해 용인시는 4%P 이상 늘었다. 사실상 화성시는 경기도 내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자리하고 있다.
고령화에 숨겨진 비밀, 미래 생산 인구 보니
용인시는 2022년 고령사회 시대를 맞았다. 전체 인구 대비 10명 중 1.5명은 65세 이상 인구라는 의미다. 인구 연령대는 지역사회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경제 분야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를 위해 고령인구 대비 핵심생산인구(25세~49세)를 살펴보자. 이를 통해 핵심생산인구 1명당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인구 현황을 유추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 단위로 핵심생산인구 변동 현황을 보면 용인시는 2001년 전체 인구 대비 46.3%가량이 이 범주에 포함됐다. 이는 경기도 전체 및 도내 대도시급 자치단체와 비슷했다. 생산 인구 1인당 65세 부양 비율을 보면 8.24명당 1명에 해당된다. 도내에서 수원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높다. 그만큼 생산인구 범주에 들어가는 인구가 부양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년 뒤 용인시 핵심 생산인구비율은 전체 인구와 비교해 10%P 가까이 줄었다. 경기도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도내 100만 대도시 중 고양시를 제외하면 가장 낮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인당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인구도 2.7명당 1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부양 비율이 급속히 증가하는 이유는 노령인구 유입은 꾸준히 증가하는 데 반해 출생률과 중장년층 인구는 정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용인시 지역 생산 동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2022년 사회조사'에 실린 부모 생활비 주 제공자 결과를 보면, 답변자 중 66.7%가 '부모님 스스로 해결'이라고 답했다.
노인인구 증가, 스스로 챙겨야 하는 건강
고령인구 증가에 맞춰 지역사회가 갖춰야 할 기반 시설은 구체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령인구 생활 방식 및 필요 시설 현황을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
용인시 사회조사에 나온 내용을 보면 2022년 기준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지 않은 비중은 95%를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상 일상을 자체 해결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행정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 중 의료 복지 분야는 절대적이다.
용인시가 조사한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60세 이상 인구 중 지난 1년 동안 의료기관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94%에 이른다. 이중 의원을 찾은 비율은 60%에 육박한다. 하지만 용인시 의료 시설 부족은 이미 난제로 남아있는 지역 현안이다. 뿐만 아니라 용인은 지형이 넓어 의료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가중 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인 복지 사각지대는 사설 노인복지시설이 담당하고 있다. 실제 2010년 용인에는 총 79곳이던 노인의료시설이 2020년에는 122개로 늘었다. 입소자도 2700여 명에서 4200명으로 늘었다. 특례시 중에는 고양시 191곳 6000명에 이어 두 번째다.
여가시설 부족, 갈 곳이 없다
용인시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여가복지시설이 얼마나 갖춰졌는지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치는 증가했지만 속 내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용인에는 2010년 노인여가복지시설이 전체 732곳이 있었다. 이중 98% 이상이 경로당에 해당한다. 노인복지관과 노인교실은 수원시나 고양시 등과 비교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특히 노인복지관은 2010년 1곳에서 2020년 3곳으로 늘어났지만 수원시와 성남시 6곳과 비교하면 절반에 머문다. 이에 중소도시 수준에 육박한 인구를 가진 기흥구와 수지구 뿐 아니라 행정 면적이 넓은 처인구에도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사회적 고립을 암시하는 수치도 동반 상승하는 것을 예상하는 조사도 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가 관심을 두고 대응책을 만들 필요가 절실하다.
용인시가 밝힌 2022년 사회조사 내용을 보면, 용인시민 92.8%는 어려울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으며, 평균 인원은 5.7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0대가 넘으면 이마저도 줄어 87% 정도다. 20대와 비교하면 10% 정도 차이가 더 난다. 평균 인원도 4.3명에 불과하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도움을 받을 주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60세 이상일 경우 13.1%가 없다고 답했다. 이전 연령대인 50대만 해도 6.6%이던 것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인구 유입과 공동체 의식 그리고 '외로움'
용인시에 거주하는 인구 중 상당수는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경우다. 그만큼 용인 공동체 결속력은 예년만 못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이 같은 현상은 연령대와 무관하다. 60세 이상 인구가 직면해야 할 현실은 주민과 소통보다는 외로움이 더 익숙해 보인다.
2022년 기준으로 용인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인구 중 동네 사람과 서로 잘 알고 지낸다는 답은 20%를 조금 넘는다. 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주 이야기한다고 답한 경우도 15% 정도다. 동네 각종 행사와 모임 참여 여부는 1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고령화 후폭풍 완화 방안은?
지방을 소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감소가 이어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눈에 띌 만큼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지방소멸까지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 됐다.
대도시로 성장한 용인시가 당장 지방소멸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인구 변동에 따른 사회 변화에 손 놓고 있을 만큼 여유롭지는 않다. 무엇보다 앞서 수치로 확인됐듯 '도시 고령화'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과 건강한 공동체 유지와 고립감 극복은 분명 시급한 숙제다.
지금 상태라면 2023년 용인시는 가장 젊은 시대를 보내고 있다. 저출산 시대와 65세 이상 인구 유입 가속은 용인 고령화를 더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구 유입 곡선이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전환된다면 용인시가 직면해야 할 사회문제는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