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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에 텅 비어 있는 병원 건물. 지역주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입주할 의사가 없어 5년간 비어 있다.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에 텅 비어 있는 병원 건물. 지역주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입주할 의사가 없어 5년간 비어 있다. ⓒ 김재우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동해 바다 끝자락 아름다운 시골마을이다. 새해 첫날이 되면 탁 트인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돋이가 장관이다. 해마다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 이들의 숫자만도 6000여 명에 이른다.

하서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도로변엔 빨갛고 아담한 2층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5년 전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어르신들의 노후를 위해 양남면발전협의회(회장 박희순)가 지은 병원이다.

60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62%를 차지하는 등 어르신들의 노화를 돌볼 수 있는 의료시설은 필수적이지만, 현재 운영 중인 곳은 의원급 3곳뿐이다. 고령화로 인한 질병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의원·병원은 턱없이 부족해,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아침마다 줄을 서야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는 한다. 
 
 냉난방 시설은 물론, 어르신들을 위해 경사로와 승강기까지 설치한 병원 건물이 입주할 의사가 없어 비어 있다.
냉난방 시설은 물론, 어르신들을 위해 경사로와 승강기까지 설치한 병원 건물이 입주할 의사가 없어 비어 있다. ⓒ 김재우
 
양남면발전협의회 박희순 회장은 "의사를 초빙하기 위해 5년 동안 노력했으나 오실 분이 없었다. 다른 용도로 활용하자는 일부 주민들의 주장도 있었지만 낙후된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5년 동안을 비워 놓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시골 마을 어르신들과 지역을 위해 봉사해 주실 의사 선생님이 오신다면 최대의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건물 내에는 승강기와 경사로도 설치했다. 냉난방 시설은 물론 약 100대 가량 수용 가능한 주차장도 확보했다. 옆 건물에는 온천 해수와 탄산수, 민물로 만들어진 온천수가 솟아나는 해수탕이 자리하고 있어 진료와 휴식을 즐길 수도 있는 장점도 있는 곳이다.   
   
시골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시골 의사'를 애타게 찾는 지역 주민들의 안타까움은 애달프기만 하다. 하서 1리에 사는 이아무개씨(83세)는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고 우리 노후를 함께할 의사 선생님이 와 주신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차량 100여대 가량이 수요 가능한 병원 주차장.
차량 100여대 가량이 수요 가능한 병원 주차장. ⓒ 김재우



 

#시골의사를 찾습니다#경주시 양남면 하서리#5년간 비어 있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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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기록하고 찰나를 찍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지역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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