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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 작 <언제나 새날>
 이호신 작 <언제나 새날>
ⓒ 이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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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 작 <산다는 것은 꽃소식 듣는 일>.
 이호신 작 <산다는 것은 꽃소식 듣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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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이면서 그림이고 그림이면서 서예인 '한글 뜻그림' 글씨에 뜻을 새기고 얼을 심고 생명까지 불어넣었다."

지리산 자락인 경남 산청 남사예담촌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검돌(현석, 玄石) 이호신 화백의 작품세계다. 그가 새봄에 도록 <오늘, 청소년에게 띄우는 그림 편지>(아래 <오늘>)를 펴내고 진주와 서울에서 작품전을 연다.

<오늘>은 이호신 화가가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띄우는 사계절 생명의 노래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대자연 속에서 살피도록 안내하는 그림편지가 담겨 있다.

청소년은 물론 아이와 어른까지 휴대전화로 소통하는 시대에 이호신 화가는 손 편지로 마음을 전한다. 스마트 시대에 누군가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폭에 그려진 글과 그림이 잘 어울린다. 붉게 뜨는 태양 속에 푸른 새순을 그려 놓고는 '언제나 새 날'이라 했고, 해와 달 사이에 큼지막한 글자로 '오늘'이라 썼다. 작은 글씨로 "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오늘을 살고 비우리라. 오늘을 살고 가리라"고 했다.

나뭇가지에 맺혀 붉게 핀 꽃을 그려 놓고 "산다는 것은 꽃소식을 든는 일"이라고, 여러 꽃과 풀을 그린 후 "아름다운 것은 자기다운 것"이라고 했다. 화면 중앙에 크게 뜬 두 눈동자를 그려 놓고는 "늘 보던 새로움"이라 해놓고 작은 글씨로 "눈에 익은 것은 새로워야 하고 낯선 것은 익숙해져야 한다"고 적어둔 작품도 있다.

까치와 흰 매화를 그린 화폭에 "반갑고 기쁘다"고, 화면 아래에 여러 사람의 모양을 그려 놓고는 "함께 젖는 마음"이라고 남겼다. 화가는 그 작품 옆에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라는 글을 썼다.

이호신 화백의 작품을 두고 조은수 서울대 교수(철학)는 "언제나 샘솟는 마음으로 붓을 든다는 화가의 소망처럼, 우리 청소년들도 그 푸릇푸릇한 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저자의 그림편지 다음으로 펼쳐지는 여백의 편지지에 그들의 꿈과 소망을 적어 우리 모두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는, 마술과 같은 세상을 상상해 본다"고 전했다.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은 "나와 이웃과 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자연을 통해 배워야 할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고, 나태주 시인은 "이 화백이 짓고 쓰고 그린 이런 책을 가까이하면 마음의 어둠이 한껏 걷히고 밝아져 명랑해지기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

진주문고 갤러리, 서울 백악미술관 전시회
  
<오늘, 청소년에게 띄우는 그림 편지>(곰단지.2022)
 <오늘, 청소년에게 띄우는 그림 편지>(곰단지.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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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도 열린다. 진주문고 본점 1층 갤러리에서는 오는 23일부터 3월 10일까지 '그림 편지전'이 열리고, 이곳 2층 여서재에서는 24일 저녁 이호신 화가가 독자들을 만나 '사계절의 생명 이야기'를 나눈다.

이어 서울 인사동 소재 백악미술관에서는 3월 2~8일 사이 '한글사랑 한글 뜻그림'이란 제목으로 작품전이 열린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큐레이터는 이 화가를 두고 "검돌의 한글 뜻그림은 글의 내용·주제에 따라 글자꼴은 물론 그 이전에 색깔과 필획이 소리와 말의 파동으로 일체가 돼 마음 가는 대로 형상화된다"라며 "이를 통한 글자는 기존에 우리가 좀처럼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징을 창출한다"고 소개했다.

김양동 계명대 석좌교수는 "바람처럼 시원하고 물처럼 자연스럽다. 풍류적 한글 서예의 새로운 세계"라고, 조수현 원광대 명예교수는 "글과 그림이 어루어지고 실용과 나눔의 가치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고,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한글 사랑이 말에 그치지 않고 서체 개발이라는 실천의 길로 나선 이 화백의 앞장에 새벽빛이 쏟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런 시절부터 붓글씨를 써온 이호신 화가는 30여 년간 글씨와 그림의 조화, 한글에 담긴 내용을 이미지로 극대화하고 시각적 공감을 자아내는 작품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국내외에서 24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관과 영국대영박물관, 경남도립미술관, 주핀란드 한국대사관 등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화문집 <화가의 한글사랑>, <화가의 시골편지>, <남사예담촌>, <지리산진경>, <가람진경>, <길에서 쓴 그림일기>, <쇠똥마을 가는길> 등을 펴냈다.  
 
이호신 작 <나누는 기쁨>.
 이호신 작 <나누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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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 작 <반갑고 기쁘다>.
 이호신 작 <반갑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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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 작 <오늘>
 이호신 작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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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 작 <뿌리와 샘>
 이호신 작 <뿌리와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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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청소년에게 띄우는 그림편지

이호신 (지은이), 곰단지(2022)


태그:#이호신 화백, #한글, #뜻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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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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