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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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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시대', 모두가 규칙을 지키고 합리적 예측이 가능한 그런 사회에는 담장도 없애고 대문도 열어놓고... '그렇게 사는 게 맞다'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얘기했죠. 그러나 정말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당연히 담장이 있어야 되고 대문도 닫아야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 표결될 본인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대선후보 시절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공약을 뒤집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내놓은 반박이다.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 회기 중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지닌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이 불체포특권 폐지 공약을 내놓을 때와 현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대선 때도 이런 무도한 검찰 권력의 남용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지금처럼 없는 사건을 만들어 조작하는 것을 이렇게 대놓고 할 것까지는 예상을 못했다"라며 "상황이 참으로 엄혹하게, '본질적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털어놓았다. 한 마디로 현재로서는 불체포특권이 '야당 탄압'에 맞서기 위한 하나의 방어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당이나 정치 세계에는 생각이 다양한 사람이 많다. 단일한 생각만 한다면 그것은 정상적 사회가 아니다"라면서 우회적으로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나아가 '사법리스크'가 민주당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를 털어내는 방안이 있냐는 지적에는 "국경을 넘어서 오랑캐가 불법적 침략을 계속하면 열심히 싸워서 격퇴해야 한다. 오랑캐의 침입 자체를 막을 방법, 회피할 방법이 있느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라며 "부정한 목적을 향한 국가권력의 남용을 우리 국민들께서 다 지켜보고 있다. 검사 독재 정권의 무도한 폭력적 지배가 일시적으로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우리 국민들께서 이를 용납하거나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재판 등의 사법적 대응이 대표직 수행에 영향을 주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선 "경기도지사일 때 네 가지 혐의로 기소돼서 전부 무죄를 받은 일이 있다. 약 2년 동안 재판에 시달렸지만, 그 사이에 경기 도정은 꼴찌 평가에서 1등 평가로 완전히 바뀌었다"라고 반박했다. 

"바뀐 것은 대통령과 검사... '이재명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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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5분에 이르는 모두발언을 통해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의 구속영장을 청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표는 "대선에서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패배했고, 그로 인해 개인이 치러야 할 수모와 수난은 제 몫, 제 업보이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러나 지금 승자로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권이 벌이고 있는 일들은 저의 최대치의 상상을 벗어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 성남 FC 관련된 이 사건들은 이미 10년 전, 5년 전, 7년 전에 벌어진 일들이다"라머 "사건의 내용은 바뀐 게 없다. 바뀐 게 있다면 대선에서 패배했고, 대통령이 검사를 하던 분이 됐고, 그리고 검사들이 바뀌었다는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영학 녹취록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2014년 재선되고 나서 청와대가 직접 이재명을 잡으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나온다"라며 "그 당시 모든 기관이 총동원돼서 그야말로 탈탈 털었고 어느 날 통계를 내보니까 근무일 기준 4일 중에 3일을 수사·감사·조사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대선 기간에 대장동 문제가 불거져서 그때도 열심히 검찰이 수사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대선이 끝나고 수사 중에 검사가 바뀌고 검찰 수사 인력 늘어나더니 구속 사안으로 바뀐 것 아니냐"라며 "누가 그렇게 이야기하더라, '이재명이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이라고. 주어에 이재명이 거의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일종의 '대국민 선전전'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하고 싶은 일은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서 구치소에 또는 영장심사가 끝난 후에 구치소에 갇혀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또는 수갑을 찬 이재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속영장 내용에 대해서도 그는 "'이재명이 A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말을 B가 들었다'가 영장 내용"이라며, "이재명이 돈 받았다, 돈 받았을 것이다, 이런 내용은 하나도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선 "검찰의 체포영장은 70%를 환수해야 하는데 환수를 그 이하로 했고, 그 차액이 배임죄라는 것"이라며 "수없이 많은 지역에 개발 허가를 해주고 한 푼도 환수 안 한 그런 사업들이 있는데, 전국의 시장·군수·시도지사들이 전부 배임죄 저지르고 있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성남FC)는 사유화가 불가능하다. (광고 유치로) 공직자들이 여기서 어떤 혜택도 본 게 없다"라며 "경찰과 검찰이 몇 년간 뒤졌는데 하나도 못 찾았다. 이미 무혐의 처분, 불송치 결정이 됐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변호사비 대납, 조폭 연루설, 종북자금 지원설 다 어디로 사라졌냐"라면서, 언론을 향해서도 "침소봉대·견강부회하면 안 된다. 의혹을 보도하는 게 아니라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이재명, #불체포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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