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6일 발표하는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 배상안에 대해 야당이 일제히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 기업이 아닌 한국 기업이 기금을 마련해 배상하는 방식은 '외교적 굴욕'이라는 지적이다.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등에 의한 강제동원 피해에 대해 대법원이 3건의 배상 확정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 측은 배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일본 피고기업이 아닌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자금을 받은 한국 기업이 기금을 마련하고,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을 통해 배상하는 '제3자 변제방식'을 내놓을 것이 유력하다.

이재명 "삼전도의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치욕"
 

큰사진보기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일제 강제동원(징용)피해 배상안을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폭거"라고 규정하며, "삼전도의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자 오점"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결국 역사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 정부가 오늘 강제징용 피해 배상안을 발표한다고 한다"라며 "일본 전범기업들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마련한 재원으로 배상을 하고 일본의 사과도 기존 담화를 반복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에 대해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을 짓밟는 2차 가해다"라며 "대통령에게 묻는다. 도대체 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국민은 이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심을 저버리는 것은 결국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됐던 위안부 졸속 협상을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 민주당은 일본의 전쟁범죄 면죄부를 주려는 모든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라며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맞서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윤 대통령, 엄석대 아닌 한병태"
 

큰사진보기
▲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정미 대표.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집행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발표는 누구도 이해 못 할 또 하나의 외교 참사"라며 "전범기업 미쓰비시와 일본제철을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이 한국의 미래에 투자해주는 기업으로 승격시키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는 이런 방안이 아니라면 한일협상이 계속 미뤄질 수 있어 택한 불가피한 조치라 했다고 한다. 누가 국가의 자존심 다 내팽개치고 돈 몇 푼 받아오라 시키기라도 했나"라며 "피해당사자는 가해자 일본의 사과 없는 우리 정부 주도의 3자 변제는 필요 없다며 반대하고, 대다수 국민이 과거 청산없는 미래지향은 허구라고 질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게다가 2018년 대법원은 1965년도의 한일청구권협정 대상에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를 전제로 한 강제 동원 위자료 청구권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판시했다"라며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제3자 변제방식은 '강제징용은 불법성이 없고, 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개인에게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법원 판결까지 정면 위배하며 서두르는 윤석열 정부의 해법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미일주도의 대중국 신냉전 전략에 끌려다니며 일본의 재무장화를 용인하는데 급급해 펼쳐지는 꼼수외교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누가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라고 했습니까. 돌아가는 꼴을 보니 그저 엄석대 일본의 행패에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한병태가 딱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일제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을 즉각 거둬들이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