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치러진 제10대 용인중앙시장상인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순환 회장. 이 회장은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상생자금 사용처 등을 둘러싼 전직 회장 간 갈등으로 별도의 취임식 없이 2월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안 등을 확정하지 못하고 업무를 넘겨 받은 이 회장은 지난 2월 21일 임시총회에서 2023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날 임시총회는 정기총회와 선거 과정에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정관과 선거관리규정 뿐 아니라 무허가 운영 논란을 빚은 머뭄펜션 매각, 상생자금 사용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외부감사 의뢰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임시총회에서 새 집행부가 올린 안건이 모두 의결됐다. 그러나 이순환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은 상태다.
이 회장은 "상인들이 똘똘 뭉쳐도 이겨내기 힘든 상황임에도 상인들 간 불신과 갈등으로 상인회가 분열돼 안타깝다"며 "회원 간 불신과 갈등을 끝내기 위해 마련된 임시총회가 잘 마무리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믿고 소통하며 지혜를 모아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 고객이 몰려오는 중앙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펜션은 매각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 회장은 "머뭄펜션은 펜션 허가 지역도 아닌데다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상태여서 매각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펜션을 매각해 상생자금을 제외하고 2억 원 안팎의 돈이 생기면 상인을 지원하는데 고루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 시기와 방법, 매각 후 사용방안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동의를 얻어 지원 시기는 다소 유동적인 상태다.
임시총회에서 정관과 선거관리규정도 일부 손질했다. 회원으로서 기본권이 제한되는 데다 소수만이 회장에 출마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순환 회장은 "상인회 회원이면 누구나 회장에 출마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도 자격요건이 너무 까다로웠기 때문"이라며 "회장 출마 자격을 임원활동 3년 이상, 중요 단체활동 5년 이상으로 제한한 것은 회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명이나 자진 탈퇴 회원이라 하더라도 재가입 의사가 있는 상인은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장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인들은 상생자금이 있음에도 회원 회비를 내리지 못할망정 오히려 올렸는데, 그에 반발하면 그만두라는 식이어서 상인회를 탈퇴한 상인이 많은 것을 알았다"며 "규정을 반대의견을 내는 회원을 제명하거나 탈회하도록 하는데 쓰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실제 이로 인해 6년 만에 500여 명이었던 회원이 300여 명으로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 회장은 "선거를 위해 정관과 선거관리규정 열람과 복사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는데, 회칙을 회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곳은 상인회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관은 회원 누구에게나 공개돼야 하며 상인들이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폐쇄적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앞두고 상인회원들에게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을 배부했다.
정기총회 때 당선 인사 대신 밝혔던 외부감사도 만장 일치로 통과됐다.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13억 원에 달하는 상생자금이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순환 회장은 "상생자금이 얼마나 들어왔고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에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감사를 의뢰하기로 한 것"이라며 "상인 모두의 자금을 특정 개인이 보관하거나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감사 결과)부조리가 발견되거나 사용처가 불분명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순환 회장은 "상인회 임원은 권력이 아니라 상인회원들의 심부름꾼일 뿐이다. 상인회 문턱은 없을 것"이라며 "상인들도 고객 서비스를 위해 스스로 변하길 바라며, 상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노력하는 만큼 상인회는 시장 활성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