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폐지하고 이사회가 단독으로 총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총장선임규정을 개정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최외출 총장이 대학을 사유화하려 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전국교수노동조합, 대구경북전문인단체협의회 등 4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영남대사태공동대책위원회(영남대공대위)는 9일 대구 2.28중앙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외출 총장은 구성원들을 억압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외출 총장이 영남대 사학법인인 영남학원을 사유화하려 한다며 근거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영남대 전 교수회 의장인 이승렬 교수와 사무국장인 김문주 교수가 최 총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각각 정직 3월과 2월에 징계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가 대학의 징계처분에 대해 지난 1월 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영남대가 다시 두 교수를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징계 취소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등 총장의 권력을 사적 보복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 총장이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폐지하고 이사회가 단독으로 총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총장선임규정을 개정했다며 구성원들의 총장 선출 참여를 완전히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영남대공대위는 "대학은 공동체의 공적인 그릇이고 사립대학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이들 문제에 대해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영남대와 최외출 총장은 이승렬 교수와 김문주 교수에 대한 부당한 징계 시도에 대해 즉시 사과하고 현재 진행 중인 모든 고소를 즉각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또 폐지한 총장추천위원회를 복원해 총장선출 과정에 구성원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법인 이사들의 선임과정을 투명하게 해 학교운영의 공공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남대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영남대 사유화를 막기 위한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우선 오는 15일 대구YMCA 100주년 기념관에서 '영남대 사유화 문제'를 논의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에 앞서 영남대 정문에서 1인 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영남대 "학교 사유화와 관련 없어"
하지만 영남대 측은 영남대공대위가 주장하는 내용이 최외출 총장의 학교 사유화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영남대 관계자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폐지한 것은 영남대학교가 아니라 영남학원 이사들이 결정해서 한 일"이라며 "이사회의 정관 개정에 대해 학교에서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승렬 교수와 김문주 교수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징계취소 결정이 났기 때문에 현재 학교에서는 징계가 내려진 게 없다"며 "다만 교육부의 취소 결정에 대해 학교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행정소송을 통해 판단을 받아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 가지 감사를 통해 전임 교수회장 시절 부적절한 회계운영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사실규명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