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관저 선정에 개입했다는 증언을 담은 회고록 출판 이후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10일 오전 10시 국군방첩사령부에 출두했다.
부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출두 직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책이 아직 서점에 깔리기도 전인 지난 2월 3일 오후 국방부 법무관이 출판사에 전화해서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출판사 측에서 책을 보기라도 했냐, 뭘 가지고 가처분 신청을 하냐고 물었더니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내게 군사기밀 유출이라는 덫을 씌우려고 하고 있는데, 좀 이해가 안된다"면서 "지금 문제 삼고 있는 내용들은 현 이종섭 국방부장관의 과거 언론 인터뷰와 많이 겹친다. 만약 나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한다면 현 정부 인사들의 그런 발언들을 다 찾아서 고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금 어디인가?
"(출두를 위해 방첩사로) 가고 있다. 차 안이다."
- 심경이 어떤가?
"담담하다."
- 어제(9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보면 <권력과 안보 :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 책이 출판되기도 전에 국방부에서 출판금지가처분 신청을 통보했다는 내용이 있다. 구체적으로 2월 3일 오후 1시 51분, 시간까지 특정해서 올렸던데.
"책이 (서점에) 깔리기 전부터 막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 시각에 국방부 법무관이 출판사에 전화해서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며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출판사 측에서 황당해서, 책이 아직 안나왔는데 보기라도 했냐, 뭘 가지고 그러냐고 물었더니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고 한다."
- 2월 3일이면 책 출판일이다.
"그렇다. 그런데 그날 오후 늦게부터 대형 서점부터 깔리기 시작했고, 온라인 주문도 그날 배송이 시작됐다. 따라서 국방부에서 가처분 신청 뜻을 밝힌 시점은 아직 책을 볼 수 없을 때다. 다만 책에 천공 관련 내용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2월 2일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즉, 가처분 신청 뜻을 밝힌 2월 3일 오후 1시 51분 시점은 책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라고는 '천공'뿐이다. 그런데 무슨 군사보안 위반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하나."
- 기소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기소되겠나."
- 현 정부에서 방첩사로 바뀌고 난 후 거의 처음 나서는 일인데.
"그런데 설사 군사기밀누설 혐의가 있다고 해도 증거는 책이다. 책 내용을 가지고 법리적으로 따지면 된다. 그런데 압수수색을 25시간이나 하고, 대상물 범위도 2020년 12월 4일(대변인 임명일)부터 2023년 2월 15일까지 모든 자료였다. 너무 광범위하다. 탈탈 털겠다는 거지. 일개 시민으로서 이해가 안 간다."
- 향후 대응책은?
"찾아보니까, 이종섭 국방부장관의 예전 인터뷰 내용 중에 내 책과 겹치는 부분들이 꽤 있다. 예를 들어 전작권 전환, FOC, 맞춤형억제전략 등. 만약 내가 군사기밀누설이라면 이 장관 발언도 다 기밀누설이다. 이런 것들, 당국자들의 발언을 다 찾고 있다. 그래서, 변호사와 상의해봐야 겠지만, 내가 기소되면 다 고발할 생각이다. 기밀누설로 수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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