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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관계 정상화의 양국 간 온도 차를 분석한 일본 <마이니치신문> 칼럼 갈무리
한일 관계 정상화의 양국 간 온도 차를 분석한 일본 <마이니치신문> 칼럼 갈무리 ⓒ 마이니치신문
 
지난 16~17일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일한의원연맹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으로부터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받았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고가 고(古賀攻) 전문편집위원은 22일 '미묘한 한일의 온도 차'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윤 대통령이 17일 일본 정계 지도부와 나눈 대화의 일부를 소개했다.

고가 위원에 따르면 일본 미야기현 연안에서 잡히는 멍게의 70% 정도가 한국으로 수출되고 있었지만,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영향이 있다면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누카가 회장이 수입 재개를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한국의) 전 정권은 정면 대응을 피한 경향이 있다"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절차에 따라 시간이 걸려도 (일본 측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기시다, 각자 국내 여론 설득해야"

윤 대통령으로서는 즉답을 피했으나, 고가 위원은 "수입 재개에 긍정적인 것처럼 들린다"라고 해석했다.

고가 위원은 "그러자 대통령의 스태프가 일본 측에 '동영상은 중단해달라'며 (윤 대통령과 누카가 회장의) 대화 촬영을 제지했다"라며 "일본과의 융화와 원전 사고에 과민한 (한국 내) 좌파를 자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한일 정상은 각자의 저항 세력을 설득하는 제2막이 기다리고 있다"라며 "일본에서는 완고한 '혐한' 우파, 한국에서는 격정적인 '반일' 좌파"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좌우 싸움이 치열하다"라며 "다만 양쪽이 유일하게 손을 잡을 수 있는 카드가 반일이며, 이명박과 박근혜 등 과거 보수정권도 상황에 따라 (반일 카드를) 썼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반일'로 좌파에 영합하지 않겠다고 결의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윤 대통령이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일은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 가장 왕래가 많은 국가끼리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함께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다"라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기시다, 역사 인식 무심하게 말해" 일 언론도 비판 

칼럼의 본론은 일본의 미온적인 대응을 꼬집는 것이었다. 고가 의원은 "이와 대조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 쪽은 기시다 총리"라며 역사 인식에 대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무심하게 말하며 내용(사죄와 반성)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자신에게 비판이 향해지지 않는 것을 우선시했다"라며 "한국 언론은 이를 '호응 부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거듭 지적했다. 

고가 의원은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참의원 본회의장에서 했던 격조 높은 연설이 떠오른다"라며 "김 대통령은 '양국 교류의 역사가 1500년에 달한다'며 '50년에도 못 미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로부터 벌써 25년이 흘렀다"라며 "(한일 정상회담이) 한걸음 전진이라고 해도 쌍방에는 미묘한 온도 차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일 관계#후쿠시마 원전#기시다 후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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