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끼는 비현실, 2끼는 사치, 1끼가 겨우인 일상이다."
"편의점에서 폐품(폐기식품)을 먹는다."
"끼니를 거르거나 두유 등으로 때운다."
물가폭탄에 밥 굶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아래 전대넷)가 23일 오후 전태일기념관에서 발표한 '대학생 생활비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다.
전국 대학생 2076명이 참여한 이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의 95.1%가 '물가 인상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체감하지 않는다'는 0.3%였다.
대학생들은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 항목'으로 '식비'(56.1%)를 꼽았다. 이어 등록금(15%), 가스·난방비(11%), 월세 등 주거비(9.2%) 순이었다.
이에 따라 대학생들 중 77.2%는 '최근 물가상승 이후, 가장 먼저 줄이게 된 지출 항목'이 '식비'라고 답했다. 이어 가스·난방비 11.5%, 교통비 6% 순이었다.
"대학생도 심각한 상황, 생활비 지원 정책을..."
이날 오후 1시 전대넷이 연 생활고 증언 기자회견에서 김서원 의장(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월세, 등록금은 줄일 수 없기에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삼각김밥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거나 굶으면서 제일먼저 식비부터 줄여나가고 있다"면서 "최근 대학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천원(1000원) 학식은 시작한지 20분 만에 품절이 될 정도로 대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정부와 교육부는 대학생 생활비 부담 완화와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 마련과 지원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박서림 이화여대 학생도 "대학 다니면서 주말 알바가 최선인데, 그 최선으로는 하루 한 끼도 못 먹는다"면서 "일주일 중 주말을 쏟아 부은 알바로 번 돈으로는 하루 3끼는 비현실적이고 하루 2끼는 사치이며, 하루 1끼가 겨우인 일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주말 알바로도 돈이 모자라니, 새벽시간을 이용해서 야간 물류 알바를 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전대넷 설문조사 주관식 문항에서도 479명의 학생들이 '끼니 고충'을 호소했다. 다음은 그 내용 가운데 일부다.
"편의점에서 때우거나 굶는다."
"그냥 굶고 다닌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자주 굶는다."
"밥을 하루에 한 끼만 먹는다."
"끼니 거르고 알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