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새를 관찰하고 카메라에 담아 오고 있는 최종수(59) 생태사진작가가 방송을 탄다. KBS1에서 7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되는 <자연의 철학자들>에 51번째로 "새와 함께 춤을"이라는 제목으로 그가 소개된다.
36년간 새를 관찰해 오고 있는 그는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에 '주남갤러리'라는 간판을 걸고 있는 작은 황토집에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이 아름다운 곳에 새와 함께 산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남도청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정년퇴직 후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해 15년 전 황토집을 마련했고, 근무하지 않을 때는 대부분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특히 겨울과 봄이 되며 그가 바쁘다. 겨울철에 온갖 철새들이 주남저수지를 찾아오고,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는 시기엔 산새들의 번식을 돕기 위해 마당 한쪽에 설치한 인공새집을 보수하고 손수 빻은 견과류와 과일 등 새들의 밥상을 차려놓는 등 새와 친구가 되기 위해 분주해지고 있는 것이다.
새와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그는 "이제는 새들이 아주 편안하게 쉬고 있는 모습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고, 제 마음에 깊숙이 들어온다"고 할 정도다.
경남도청 소통 주무관인 최종수 사진작가는 생물학을 전공한 대학 시절부터 심취했던 분야를 살려 경남지역의 생태환경과 철새의 소식까지 아울러 알리는 업무를 맡고 있다.
새를 관찰하고 카메라에 담는 작업은 오랜 '기다림'이다. 그는 "새는 피사체, 그 이상의 존재다. 멋지게 날아오르고, 역동적으로 사냥하는 모습을 기다려왔던 시절을 지나 주변 환경을 경계하지 않으며 편안히 쉬는 새의 모습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새들도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배 속을 다 비우고, 뼛속까지 비워 가볍게 한다"고 했다. 하늘을 날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먹이를 취하고, 온몸을 비워내는 새들을 보며 최종수 사진작가는 욕심을 버리면 훨씬 더 가볍고, 자유로울 거라는 생각을 해왔다는 것이다.
수많은 철새의 사진과 영상자료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그가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새를 통해 느낀 삶에 대한 진지하고도 열정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새 둥지에 대해 그는 "둥지는 새 생명을 잉태하는 가장 안전한 공간이죠. 그래서 이곳은 나의 어머니 같은 곳이다"고 했다.
가족 모두가 새를 사랑하고 있다. 부인 정금년(57)씨는 "가끔 새에 심취한 남편을 못 말리겠다 싶지만, 한결같이 몰두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워 지지해 준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탐조 활동을 하고, 다친 야생의 새들을 구조해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었던 아들 최준혁(20) 군은 최종수 사진작가의 든든한 응원군이다.
최 사진작가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가족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며 "가족들과 함께 주남저수지 곳곳에 추억을 새겨 넣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