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처분 불복 행정심판 중에도 가해학생을 분리하고, 행정소송 3심 절차를 7개월 안에 끝내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정순신 아들 방지법'이 발의됐다. 정순신 전 검사(국가수사본부장 낙마자) 아들의 경우 학폭 징계를 받고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거치며 1년 가까이 전학을 미루는 과정에도 피해학생과 분리되지 않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교육위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장)은 7일, "가해학생 보호자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등 불복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지연되고 피해학생과 분리 조치가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이에 따라 피해학생의 고통이 가중되고 또 다른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정순신 아들 학폭 사태'를 통해서 현실에서 확인되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장은 행정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가해학생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불복절차로 학폭 조치가 지연되어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해학생 보호자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경우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 선고토록 했다. 1심은 소가 제기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2심과 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 선고가 있는 날부터 각각 60일 이내에 끝내도록 한 것이다.
또한 개정안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그리고 집행정지 단계에서도 피해학생의 의견 진술권을 보장하도록 했다. 정순신 아들 사건의 경우에도 정 변호사 쪽은 소송당사자로서 참여했지만, 피해학생 쪽은 소송에서 배제된 바 있다.
"피해학생 보호하기 위한 법적 뒷받침 필요"
강득구 의원은 "정순신 전 검사가 아들의 학폭 강제전학 처분을 취소하기 위해 각종 법 기술을 펼치며, 악질적인 시간 끌기를 하는 동안 피해학생은 2차 가해를 받으며 고통이 가중되어 왔다"면서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법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개정안에 대해 학폭 사건을 많이 다뤄온 박은선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유)는 <오마이뉴스>에 "정순신 아들 사건에서 허점을 보인 피해학생 보호 강화를 위한 법안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학폭 사건 처리가 늦어질 때의 제재 수단이 없어 아쉽고, 행정쟁송에 본래 피해학생의 참여가 가능하므로 의견 진술 기회 부여 내용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조치처분에 무관하게 행정심판 기간 동안 가·피해학생 간 분리를 규정한 것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는 오는 14일 정순신 아들 학폭 사건 관련 청문회를 진행하며, 교육부는 이 청문회 이후에 학폭근절대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