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멍게는 수입하고 농민들 피땀 먹고 자란 우리 쌀은 거부권?"
청년·농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 이같이 쓴 펼침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청년위원회가 11일 창원 마산합포구 진북면 논에서 "농업인의 피눈물을 무시하는 '쌀값 정상화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농민과 농촌을 위해 '고심과 결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년·농민들은 "그 '고심과 결단'이 진정으로 농업인을 위해 한 것인지, 아니면 이들의 피눈물을 무시하고 식량주권을 내던져버리고자 한 것인지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양곡관리법에 대해, 이들은 "쌀값을 정상화하여 농업인의 삶을 지키고, 나아가 식량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정부가 양곡매입을 '할 수 있다'라고 하는 임의규정을 '하여야 한다'는 의무규정으로 바꾸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해야 한다는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았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재벌 건설사들의 '미분양 아파트는 매입해야 한다'고 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멍게는 수입'하기로 하고 정작 자국의 농민들이 피땀 흘려 수확한 쌀은 매입하지 못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청년·농민들은 "무엇이 국익을 위한 것이며 자국민을 위한 것이냐"며 "재벌 건설사들의 미분양 아파트를 사주는 것은 정당한 것이고 농민들의 쌀을 사주는 것은 포플리즘이냐"고 했다.
또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농민의 애타는 심정을 외면하지 말고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과잉 생산된 쌀을 즉각 추가 매수해서 쌀값 하락을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이제 와서는 거부권이라는 '고뇌에 찬 결단'을 했다고 합니다. 선거가 끝나니 약속 지키기가 싫어졌느냐"고 했다.
청년·농민들은 "농업인의 피눈물을 무시하고, 국가가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사회안전망을 걷어차려는 시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국회는 조속한 시일 내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