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벌써 2년 된 것 아닙니까. 이제 와서 터뜨립니까? 그런 것들이 계속. 검찰이 도대체 왜 이런 식의 발표들을 이런 국면에서, 오해받을 국면에서 하는가. 이런 의심은 있죠.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이른바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한 말이다. 검찰은 전날(12일)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가 오간 정황을 확보하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의 자택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청탁 및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1심 유죄 판결까지 받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수사 과정에서 나온 휴대폰 녹취 등이 그 근거였다.
윤관석 의원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13일 입장문에서 "야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초유의 정치탄압이며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없이 이루어진 국면전환용 무리한 기획수사"라고 검찰 수사를 규탄했다. 또한 일부 언론에 보도된 녹취록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상황에서 다른 취지로 한 발언을 상황과 관계없이 마치 봉투를 전달한 것처럼 단정하여 왜곡하였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민주당은 논평 등을 통한 공식 입장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제기된 의혹이 일부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조심스러운 태도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13일) 정책조정회의 후 '돈봉투 수사 관련 의원총회 등에서 관련된 분들 발언이 예정돼 있나'란 질문을 받고, "예정된 것은 없다. 윤관석 의원이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해서 요청이 있었으면 따로 들어보든지 할텐데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금 세상이 어느 때인데 비상식적... 곶감 빼먹듯이 검찰이 수사해"
다만, 우상호 의원의 인터뷰 발언처럼 검찰 수사 이면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당내에 존재한다.
이에 대해 우상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지금 미 도청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로 급하게 꺼내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최근 검찰에서 무슨 충격적인 사건들을 꺼낼 때 보면 항상 이 정권에 불리한 현안이 될 때마다 사건을 터뜨리던데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가) 그런 소위 '국면전환용'이라면 굉장히 위험한, 굉장히 좋지 않은 의도의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정치적인 행보를 너무 심하게 한다는 생각은 든다. 관련 증거와 사실 내용들이 확인돼야만 입장을 낼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제기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돈봉투 의혹 관련) 본인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래서 좀 더 진행 과정의 추이를 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관련한 내용을 알지 못해서 단언하는 게 조금 무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2021년 전당대회에서 그럴 리는 없을 것 같다. 돈봉투가 돌아다니고 지금 세상이 어느 때인데"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당연히 조사를 하고 철저하게 진실을 밝혀야 되겠지만 곶감 빼먹듯이 이렇게 검찰 수사를 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은 든다"고 지적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을 수사하고 있던 검찰이 뒤늦게 관련 물증을 찾았다면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고 나선 이면에 국면 전환 등을 위한 선택적 수사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