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6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5층 대강당에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의 주최로 권영길(전 국회의원)·한상균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이양수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이 패널로 참가한 '절실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노동자 중심의 정치를 위한 정치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한규협 정치위원장(민주노총 경기도본부)의 사회로 ▲이양수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의 발제 ▲사전에 받은 질문 중 선별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권영길(전 국회의원)·한상균 지도위원의 답변 ▲이양수 정치위원장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한규협 위원장은 이날 토크콘서트의 첫 질문으로 "지금까지 겪으신 일 중에 가장 안타까웠던 점, 그리고 제일 기뻤던 일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권영길 지도위원은 "두 말 할 필요 없이 저에게는 민주노동당 창당이었다. 제가 전에서부터 권영길의 영혼의 반은 민주노총이고 반은 민주노동당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저에게는 그렇다. 민주노총도 그렇지만 특히 민주노동당을 만들었을 때가 제일 기뻤다"고 밝혔다.
권 위원은 "민주노동당을 만들었을 때 지금과 상황이 좀 비슷했다. 1996, 1997년 날치기 총파업 투쟁이 승리하고 나서 민주노총 위원장을, 97년 12월의 대통령 선거에 진보 정치세력 단일 후보로 내보내자고 민주시민단체들이 민주노총과 합의해서 '국민승리21'을 조직했다. 선거는 민주노총 중심, 현장 중심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났을 때 누구나 다 참패라고 그랬다. '진보정당은 이 땅에서는 다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이번에 민주노총이 중심이 돼서 진보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가득하게 안고 있었는데 '선거 결과 보니까 안 되는구나' 싶어 다 좌절했다. 절망했다. 그리고 '국민승리21'로 모여 있던 이른바 정치 활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다 떠나버렸다. 민주노총은 떠날 수가 없잖나. 남아 있는 건 조직 민주노총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자. 민주노총 위원장 권영길이, 국민승리21 권영길이 대통령 선거에서 (표를) 많이 받았으면 진보정당 만들 수 있고 적게 받으면 진보정당을 못 만드는 거냐고 해서 다 끝났지만 남은 몇 사람과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서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을 만들어 보자. 모든 사람이 '안 된다'고 하고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라'고 했다. 더불어 매달 당비를 내는 당원 중심의 당을 만들겠다고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당을 만든다고 하니까 '어림없다.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서 만들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을 창당시킨 게 가슴에 잊을 수 없고 기쁘다는 거"라며 "안 된다고 했지만 (만들었던) 그 민주노동당이 분당 되었던 것이 제일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동일한 질문에 대해 한상균 지도위원은 "감옥에 있을 때였다. 조합원들에게 '노동자를 적으로 돌리는 권력은 어떤 권력이라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권력은 반드시 민중의 심판을 받는다. 우리는 굴하지 않고 굽힘 없이 당당히 싸워야 한다' 이렇게 계속 독려했는데, 어느 날 감옥에 있는 저는 나오고 저희를 탄압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들어오더라"라며 "그날 엄청 기뻤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심판투쟁과 총선 투쟁이 별개가 아니다"
사회자인 한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10년 전에 (민주노총이) 정치 방침이 유실됐을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었으면 이 상황까지 안 오게 되었을까? 그래서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혹시 우리 지도위원들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고 질문했다.
권영길 지도위원은 그러나 한 마디로 "10년 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며 "돌아갈 필요 없이 지금이 똑같지 않냐. 다를 것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위원은 "오늘도 어느 신문에 MZ 노조는 정치 활동 안 하는 걸로 내세워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노동조합의 총연맹이 정치를 안 하는 곳이 어디 있냐. 유럽의 노동운동사는 유럽의 진보정당사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총연맹 만든 거는 그렇게 하는 거다. 그래서 10년 전으로 돌아갈 게 아니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한상균 지도위원은 "10년 전부터 준비하지 못한 것은 10년 전의 아쉬움이고 그 책임은 진보 정당들만 있는 게 아니다. 민주노총에도 있다. '새로운 농사를 잘 지으라'는 게 바로 노동자 정치 희망인데 그걸 못 해왔다. 민주노총이 그 책임을 가장 무겁게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규협 정치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총파업 투쟁을 위력적으로 전개해야 하는데 너무 총선 논의에 매몰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해서 견해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권 지도위원은 "윤석열 심판투쟁과 총선 투쟁이 별개가 아니고 저는 똑같다고 본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투쟁이 총선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권 지도위원은 "윤석열 정권의 민주노총 때리기는 총선 전략에 목적이 있는 거다. (정권은) 민주노총을 거의 와해시키고 나면 총선도 승리하고 집권도 연장되고 그러면 노동시장 유연화가 자동적으로 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 총선투쟁을 계속적으로 해서 윤석열 정권을 내려놓도록 하자, 그걸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거 4개 정당이 통합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결론 말씀드리면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이 총선 투쟁이고, 그 총선 투쟁은 지금부터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