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 번의 쉼 없이 하루에 대략 10만 번 정도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한다.
자동차의 엔진에 비유될 정도로 우리 몸에서 가장 역동적인 장기이다. 잘 가던 자동차가 멈추거나 출력이 감소할 때 제일 먼저 확인해 봐야 할 곳이 엔진이듯이, 활동 중에 흉통이 생기거나 숨이 차다면 심장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 한다.
자동차는 보닛을 열어 엔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심장은 우리 몸 깊숙한 곳인 흉강 안에 있어서 직접 볼 수 없다. 그래서 흉부방사선 사진과 심전도 검사를 통해 일차적으로 상태를 확인한다.
하지 흉부방사선 사진으로는 심장의 윤곽 정도만 확인할 수 있고 심장의 자세한 구조나 기능을 확인할 수 없다.
마치 어두운 방 안에서 손전등으로 사과를 비췄을 때 둥그런 그림자의 형태만이 벽에 나타나는 것과 같다. 그림자만 보고는 이것이 배나 복숭아인지 또는 야구공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러한 선별검사만으로 심장질환의 유무를 알 수 없다면 심장 기능을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심장 구조와 기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방 안의 불을 켰을 때 비로소 벽에 비친 둥그런 그림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초음파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청음역 이상의 높은 주파수를 갖는 음파를 말한다. 이러한 음파를 임상에 활용한 초음파검사는 임산부의 산전검사로도 사용될 만큼 안전한 대표적인 비침습적인 검사이다.
특히 심장초음파검사는 역동적인 심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도플러기법을 이용해 심장의 혈역학적 이상을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심장초음파검사는 흉통이나 호흡곤란, 실신 등 다양한 증상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의 심장병 조기 진단을 위해 기본적이고 필수적으로 시행하는 검사이다.
또한,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라도 당뇨나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가족력 등 여러 가지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를 보유한 환자에게서 심전도나 흉부방사선 사진상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을 때 심장 기능을 평가하고 심장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최근 고령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심부전증과 대동맥판막 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이런 심장병들은 평소에는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다가 감기나 독감, 코로나 등 감염성 질환을 앓으면서 증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나빠진 심장기능이 다시 회복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평소에 쉬고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흉통이 활동 중에 생겼거나 평소와 똑같은 강도의 운동을 하는데도 이전에 비해 숨이 더 찬 경우 또는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 검진을 통해 심비대 소견을 들은 적이 있다면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지속해서 증가하는 심장초음파검사 수요에 발맞춰 심장혈관센터를 확장하며 심장초음파실 규모 또한 확대했다.
최고 사양의 심장초음파 장비를 구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숙련된 심장초음파 전문의사가 검사실에 상주하면서 검사의 정확성과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정인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입니다.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