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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도심에서 형산강 서쪽 편에 자리 잡은 송화산. 신라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 장군의 묘역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최근 송화산 등산로에 철쭉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다. 송화산을 경주 사람들은 흔히들 수도산이라 부른다. 예전 송화산 흥무공원이 있는 자리에 경주시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던 수도사업소가 있어 이렇게 불렀다.
 
 경주 송화산 등산로 주차장이 있는 흥무공원 모습
경주 송화산 등산로 주차장이 있는 흥무공원 모습 ⓒ 한정환
   
송화산 등산로는 경주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힐링 공간으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천년고도 경주는 다문화 가정이 많아 외국인들도 등산로에서 자주 본다. 봄철에는 벚나무와 철쭉이 등산로 주변에 심어져 있어, 푸른 녹음과 함께 등산객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김유신장군묘를 품고 있는 송화산은 경주국립공원 화랑지구로 숭무전, 화랑마을 그리고 가족 단위 피크닉 명소로 널리 알려진 흥무공원 등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경주 송화산 등산로 입구로 들어가는 아름다운 송림길(숭무전 가는 길)
경주 송화산 등산로 입구로 들어가는 아름다운 송림길(숭무전 가는 길) ⓒ 한정환
   
철쭉 등산로로 소문난 송화산은 입구가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다. 동서남북 어느 곳으로 올라가도 상관없지만, 대부분 주차시설이 편리한 송화산공원 지킴터에서 출발한다. 여기서부터 1.8km 거리의 옥녀봉 정상을 찍고, 김유신장군묘로 하산하는 코스를 많이 택한다. 지난 20일 이곳을 찾았다.

우울할 때 찾으면 기분 상쾌
 

김유신장군묘가 있는 곳은 관광지라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의 표정이 항상 밝고 웃는 얼굴이다. 근심 걱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환한 얼굴이다. 여행 중이라 더 그렇게 보인다. 등산하기 전 이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울했던 마음이 금세 수그러든다.

등산로 초입부터 높이 20m가 넘는 울창한 소나무들이 터널을 이루며 등산객을 맞이한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소나무 숲을 걷다 보면, 주변에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옥녀봉 정상까지는 편도 1.8km 거리로 그리 멀지 않다. 철쭉동산이 꾸며진 송화산 쉼터가 있는 곳까지는 평탄한 길로 등산하는 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옥녀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500m 구간은 경사도 45도로 매우 가파르다. 쉽게 보아서는 안 되는 코스이다.
 
 경주 김유신장군묘 입구에 식재된 철쭉 모습
경주 김유신장군묘 입구에 식재된 철쭉 모습 ⓒ 한정환
   
1996년 3월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이곳에서 발생하여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문화재가 있는 곳이라 진화 장비를 집중 투입하여 4시간 만에 진화했다.

김유신 장군묘역 300여 평을 비롯하여 임야 7ha를 태웠다. 이후 민관이 협력하여 산불 장소 주변 정비와 조림을 병행해 나갔다. 2008년 4월에는 이곳에 철쭉 2만 3천 그루와 왕벚나무, 청단풍나무 등을 심어 오늘에 이르다.

연보라색 철쭉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

해마다 이맘 때쯤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연보라색 철쭉들이 화려한 모습을 선보이며 등산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아직 만개한 상태가 아니지만 등산로 주변에 핀 철쭉들을 보면 매력적이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송화산 철쭉 등산로는 50% 정도 개화율을 보인다. 햇볕을 많이 받은 곳은 거의 만개 수준이다.
 
 경주 송화산 등산길에 있는 러브형 글귀와 캘린더 모습
경주 송화산 등산길에 있는 러브형 글귀와 캘린더 모습 ⓒ 한정환
   
등산로 곳곳에 송화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발견된다. 동국대 방향과 흥무공원에서 올라오는 등산길이 만나는 삼거리 지점에 러브형 글귀와 캘린더가 눈길을 끈다. "행복하세요, 2023. 4. 20"이란 글귀다. 바로 옆에는 요일까지 넣어 만들었다. 누가 만든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정성이 대단하다. 매일 먼저 이곳을 찾는 사람이 돌로 글자를 새겨 넣지만, 열정 하나는 본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글귀가 새겨진 삼거리 지점을 지나 조금 오르다 보니 철쭉동산이 보인다. 연보라색 철쭉이 집단으로 심어져 있어, 여기가 철쭉동산임을 짐작게 한다. 나무가 없는 넓은 민둥산에 철쭉을 심은 것이 아니다. 벚나무와 청단풍나무 아래에 철쭉을 심어, 연둣빛과 연보라색이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었다.
  
 경주 송화산 등산길에 식재된 철쭉 모습
경주 송화산 등산길에 식재된 철쭉 모습 ⓒ 한정환
 
 경주 송화산 쉼터 철쭉동산 입구 모습
경주 송화산 쉼터 철쭉동산 입구 모습 ⓒ 한정환
   
높지 않은 곳에 철쭉동산을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토록 했다. 산 정상에 심어놓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노약자들도 가볍게 산책 삼아 올라올 수 있다. 철쭉동산은 송화산 쉼터 등산로 초입에서 0.8km 지점에 있다. 이곳에는 각종 운동기구가 있어 가볍게 몸을 풀 수가 있어 좋다. 철쭉동산과 어울리게 누군가 돌탑도 쌓아 놓았다.

철쭉동산을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 계단이 시작된다. 등산 초보자는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한다. 옥녀봉은 해발 276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워낙 가파르다 보니 해발 1000m를 올라온 느낌이 든다.
  
 경주 송화산 쉼터에 식재된 연보라색 철쭉 모습
경주 송화산 쉼터에 식재된 연보라색 철쭉 모습 ⓒ 한정환
 
 경주 송화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화랑마을 모습
경주 송화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화랑마을 모습 ⓒ 한정환
   
예전에는 경주시가지 전체 조망을 위해 각 방송국에서 무거운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이곳을 찾았다. 지금은 정상에 올라가도 나무들이 많이 자라 경주시가지를 볼 수 없다.

하산길에 김유신 장군묘역도 한번 둘러보면 좋다. 묘역 둘레에 새겨진 십이지신상은 경주에서 가장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어, 하나씩 돌아가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주 김유신장군묘 주변으로 철쭉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산불로 전소된 이곳에 20년생 이상 소나무 330그루와 철쭉, 개나리, 회양목 등 283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지금은 많이 자라 아름다운 정원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름다운 별장 정원처럼 꾸며진 김유신장군묘 철쭉 모습
아름다운 별장 정원처럼 꾸며진 김유신장군묘 철쭉 모습 ⓒ 한정환
   
특히 정문인 흥무문에서 김유신장군묘 가는 길에는 형형색색의 철쭉들이 심어져 있다. 주변에 만개한 철쭉의 모습을 보면, 그 모습이 너무 화려하여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경주 송화산은 시내권과 가까워 등산 후 맛있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어 좋다. 소문난 경주 한우와 민물 어죽 그리고 각종 면류를 맛볼 수 있으며, 시내 중심가에 성동과 중앙시장 먹거리장터가 있어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고령화 시대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 시기가 다가와 지방 이주에 대비한 다양한 정주여건 마련을 위해 은퇴촌을 추진하고 있는 살기 좋은 경주. 경주 흥무공원과 김유신장군묘 그리고 평탄한 산책길과도 같은 송화산 철쭉 등산로를 내 고장 봄 여행 명소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북 경주시 충효동 9-2(흥무공원 주차장)
- 주차료 : 무료

#경주 송화산 등산로#경주 송화산 철쭉#경주 김유신장군묘#경주 흥무공원#경주 옥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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