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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 ⓒ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쟁 발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시 주석과 길고 의미있는(long and meaningful) 통화를 했다"라며 "우크라이나의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에 도달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대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화는 1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젤렌스키 "중국, 러시아에 무기 공급 안 돼"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적 타협의 대가로 얻는 평화는 없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영토는 1991년 국경(구소련에서 독립할 당시의 영토) 내에서 회복하고 보전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크름반도를 비롯해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는 미국의 보고서를 언급하며 "일부 지원이라도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어진다"라며 "이는 평화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중국 대사 임명뿐만 아니라 시 주석과의 통화가 양국 관계 발전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직후 파블로 리아비킨 전 전략산업부 장관을 신임 주중 대사로 임명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중국의 핵심 입장은 협상을 권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며 "대화와 협상이 유일한 출구"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유라시아 특별대표를 우크라이나에 평화 특사(peace envoy)로 파견해 정치적 해결을 위해 소통할 것"이라며 중재자로 나설 의지를 나타냈다. 아울러 "핵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CCTV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국이 제공한 인도주의적 원조에 사의를 표했다"라며 "평화 회복을 위해 중국이 외교적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통화는 우크라이나가 중국에 요청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와 관계가 깊은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 "중국, 러시아에 우크라 떠나라고 요구 안 해" 회의론 

AP통신은 "이번 통화는 시 주석이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했고, 우크라이나가 봄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적절한 시점에서 이뤄졌다"라며 "그러나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평가를 내놨다"라고 전했다.

킴벌리 마튼 미 컬럼비아대학 바너드 칼리지 교수는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요구하거나, 침략자로 규정하지 않았다"라며 "지금의 상황을 '전쟁'이 아니라 그저 '위기'라고 말하기도 했다"라고 비판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우정,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 급증,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단어조차 거부하는 등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중재자로 나설 수 있을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환영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러나 "의미 있는 평화 운동이나, 계획 혹은 제안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신중론을 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전쟁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말해왔다"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할 경우 전쟁은 즉각 끝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협상을 만들려는 중국의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라면서도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향해 "일부러 비현실적 요구를 담은 최후통첩을 제시함으로써 정치·외교적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시진핑#우크라이나#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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