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26일(현지시간) 고 루터 스토리 (Luther H. Story) 상병의 명비가 있는 미 워싱턴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벽 65번 패널 앞에서 유족이 참여한 가운데 특별한 감사 행사를 진행했다. 박 처장이 오동나무함에 태극기로 도포된 스토리 상병 유골 발굴 지역인 경남 창녕의 흙과 AI로 복원한 스토리 상병 사진 액자를 유족 대표에게 전달하는 위로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26일 오후 1시(현지시각) 미 워싱턴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에서 한·미정상이 '한국전 전사자 신원확인 공동성명'을 채택한 데 이은 후속 조치로 열였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에서 혼자 전방에 남아 중대 철수 작전을 엄호하다 전사했다. 이러한 전공이 인정되어 1951년 고 스토리 상병의 부친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이 수여됐다.
스토리 상병 유해는 발견되지 않다가 올해 4월 6일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APP)에 의해 신원이 확인돼 유족 측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국가보훈처는 "스토리 상병의 유해 신원 확인은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명예훈장(Medal of Honor) 수훈자로서 73년만에 유해가 확인된 것으로 큰 의미가 있어 한국측은 참전용사 초청 오찬에 빈테이블을 배치하고 돌아오지 못한 전사, 실종자를 기렸으며 한미 정상은 공동 성명까지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동 성명에서 "스토리 상병의 위대한 희생과 영웅적 면모는 대한민국이 오늘날 누리는 자유, 안보 그리고 번영을 설명해 준다"며 "한미 양국은 스토리 상병과 같은 실종자를 끝까지 찾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며, 자유, 가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준 용사들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재확인하는 기회로 삼고자 공동성명을 채택한다"고 밝혔었다.
박민식 처장은 방미 일정을 준비하던 중 이달 6일 스토리 상병의 신원 확인 소식을 확인하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스토리 상병의 유해 발굴 지역인 경남 창녕의 흙을 직접 공수했다.
또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유해발굴 지역의 흙 이외에도 스토리 상병의 옛 흑백 사진을 AI로 복원한 액자도 별도로 준비하고 사진 하단의 'LUTHER H. STORY'는 용산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비 중 스토리 상병 명비를 탁본한 것이다.
이날 특별 위로행사에는 스토리 상병 유족 대표로 조카 주디 웨이드(Judy Wade)와 그 남편이 직접 참석했다. 이 유족 대표는 전날 워싱턴 전사자 추모의벽을 함께 방문한 한미 정상 내외로 부터 직접 위로를 받았었다.
스토리 상병 유족 대표인 조카 주디 웨이드(Judy Wade)는 "70여년만에 삼촌의 유해를 확인하게 되어 너무 기뻤는데, 한국과 미국 대통령께서 함께 위로해줘 너무 큰 감동이었다. 하지만, 오늘 대한민국의 박민식 보훈처장님이 직접 삼촌의 유해가 발굴된 지역의 흙을 전달해줘 그 감동은 이루 말할 나위가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보훈처는 전했다.
이에 박민식 처장은 "지난 6일 스토리 상병의 유해 확인 소식을 듣고 마치 내일처럼 기뻐 유족에게 의미있는 감사 선물을 고민하다, 유해가 발굴된 지역이 경남 창녕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 지역의 흙을 전달해드리기로 했다"며 흙을 전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 처장은 "한국의 흙과 액자를 받아든 유족들은 감격하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저에게 했다며, 대한민국이 감사해야 할 일인데 오히려 유족이 감사인사를 하는 것을 보며 한미동맹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이 되는 그 이유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고 스토리 상병의 유해는 미국 현충일(매년 5월 마지막주 월요일)인 오는 5월 29일 미 조지아주 앤더슨 국립묘지 안장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국가보 훈처는 이날 안장식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의 조전과 화환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