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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하는 윤석열 대통령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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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미동맹 70년 역사를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해 상·하원 의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윤 대통령의 이번 미 의회 연설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일곱 번째이며, 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이날 상·하원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의회에 입장한 윤 대통령은 연단으로 향하면서 통로 주변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케빈 매카시 연방하원의장이 윤 대통령을 소개하는 순간 잠시 박수가 멈췄을 뿐 윤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설 때까지 의원들의 기립 박수가 약 5분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의 연설은 "자유 속에 잉태된 나라, 인간은 모두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신념에 의해 세워진 나라. 저는 지금 자유에 대한 확신, 동맹에 대한 신뢰, 새로운 미래를 열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미국 국민 앞에 서 있다"란 말로 시작됐다. 이에 상·하원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윤 대통령은 "미 의회는 234년 동안 자유와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다. 미 헌법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바로 이곳에서 의원 여러분과 미국 국민 앞에 연설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한미동맹 70주년 결의'를 채택한 의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어진 전반부 연설의 상당시간을 미국의 한국전 참전과 이를 통해 맺은 동맹의 의미에 할애했다. 자유 수호에 앞장선 미국의 희생 사례로 70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한 수많은 미군 용사영웅들을 언급하면서 "한반도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사라질 뻔한 절체절명의 순간, 미국은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원주 324 고지전에 참전해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이 한국전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활동에 여생을 바친 것을 언급하며, 이날 연설에 참석한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Dayne Weber)씨를 소개했다. 이에 웨버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고, 의원들이 기립 박수로 맞았다. 웨버씨 옆에 앉아있던 김건희 여사도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자식과 남편, 그리고 형제를 태평양 너머 한 번도 가본적 없는 나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보내준 미국의 어머니들, 그리고 한국전쟁을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여기고 참전 용사들을 명예롭게 예우하는 미국 정부와 국민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민주주의 위협"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위해 입장하는 윤 대통령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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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에 대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 온 중심축"이라며 "현대 세계사에서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돋움한 유일한 사례인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의 성공 그 자체"라고 자평하면서 1882년 수교에서 시작된 140년의 한미 양국의 교류와 협력, 동맹의 역사를 되새기기도 했다. 

이어 "'한강의 기적'으로 불릴 만큼, 한국의 경제성장 속도는 타의 추총을 불허했다"면서 "1인당 소득 67불의 전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서울을 세계에서 가장 활기찬 디지털 국제도시로, 부산을 환적 물량 기준 세계 2위의 항만 도시로써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한미 양국이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왔으며, 경제적인 협력과 성과로 2011년 한미FTA부터 최근 미국에 진출한 배터리·반도체·자동차 등 분야의 글로벌 한국 기업들의 사례 등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다. 

또 한미 양국의 문화 콘텐츠 교류를 언급하며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셨을 것"이라면서 "문화교류의 활성화로 양국 국민의 관계도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평소 자주 지적해온 허위 선동, 거짓 정보, 가짜뉴스를 꼽으며 민주주의 위협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세계 도처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은폐와 위장에 속아서는 안 된다. 피와 땀으로 지켜온 소중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시스템이 거짓 위장 세력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 박수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매 연설에서 단골 키워드로 내세운 '자유'도 46번이나 반복해 역설하면서 북한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한미 양국의 자유를 향한 동행이 70년간 이어지는 동안에도 이와 정반대의 길을 고집하는 세력이 있다. 바로 북한이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대한민국과 공산 전체주의를 선택한 북한은 지금 분명히 비교되고 있다. 북한은 자유와 번영을 버리고 평화를 외면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확실하게 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미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전날(2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층 강화된 확장억제 조치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담대한 구상'을 다시 꺼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하루빨리 도발을 멈추고 올바른 길로 나오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함게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주민의 인권 실상을 고발하면서 <북한 인권보고서> 최초 공개발간 사실을 알리고는 북한 인권 참상을 널리 알리고 개선될 수 있도록 미 상·하 의원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라며 "대한민국은 정당한 이유없이 감행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혀 의원들이 윤 대통령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기립박수 23번... 44분간 이어진 연설
 
김건희 여사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씨(왼쪽),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부군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 윤 대통령 미 의회 연설에 박수 보내는 김건희 여사 김건희 여사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씨(왼쪽),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부군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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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핵심인 '한미 동맹의 청사진'은 연설의 후반부가 돼서야 제시됐다.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면서 "양국은 외교 안보를 넘어 인공지능, 퀀텀, 바이오, 오픈랜 등 첨단 분야의 혁신을 함께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양국의 최첨단 반도체 협력 강화는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과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동맹의 성공적 협력의 역사를 새로운 신세계인 우주와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두 기술 강국의 협력은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자유,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가치 동맹"이라며 "우리의 동맹은 정의롭다. 우리의 동맹은 평화의 동맹이다. 우리의 동맹은 번영의 동맹이다"라고 가치를 부여했다. 그리고 "우리의 동맹은 미래를 향해 계속 전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함께 만들어나갈 세계는 미래 세대들에게 무한한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며 "여러분께서도 새로운 여정에 함께해주시길 당부한다. 여러분과 미국의 앞날에 축복이, 그리고 우리의 위대한 동맹에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연설을 맺었다. 

한편, 영어로 진행된 윤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당초 30여 분으로 예상됐으나 연설 중간중간에 의원들이 박수를 보내면서 44분간 이어졌다. 연설 중간에 나온 박수만 무려 57회에 달하고 이중 23번은 의원들 전원이 일어난 기립박수였다. 약 1분에 한 번 이상 박수가 나온 셈이다. 

* 관련기사 : [전문] 윤 대통령, '자유' 46번·'동맹' 27번·'민주주의' 18번 언급 https://omn.kr/23pob

태그:#윤석열, #미국 국빈방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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