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223명의 노동자가 일을 하다 사망했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노동자가 죽는 나라 중 하나이다. 경기도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노동자가 사망하는 지자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3년간 경기도에서 매해 평균 224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사고로 사망했다. 경기도의 사고 사망 만인율(만명 당 사고사망자 수)은 0.481로 전국 사고 사망 만인율 0.449와 큰 차이가 없어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2022년 인구 6700만 명의 영국에서 산재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142명에 불과하다. 산재사망이 가장 많은 나라에서 평균을 했다고 만족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산재사고사망은 복잡한 공장과 기계 때문이 아니다. 더 빨리, 더 많이 짓고, 생산해 더 큰 이윤을 얻으려는 기업의 경영활동 속에서 떨어지고, 끼이고, 깔려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사망한다. 단순한 재해로 많은 노동자가 사망하는 지금, 노동자가 사망하는 근본적인 이유인 기업의 영업활동에 뒷전으로 밀린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도정의 최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산재사고사망을 막는 지자체의 노력은 가장 큰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2021년, 2022년 광주광역시 학동과 화정동에서 사망사고로 16명을 사망하게 했을 때, 서울시가 기업의 눈치를 보며 영업정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현대산업개발은 수조의 신규 수주 계약을 물론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진행하는 수천억 규모의 사업을 따냈다.
만약 강력한 행정처분이 들어갔다면 관련 건설사 일체가 경영 활동의 최우선 순위에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올렸을 것이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기업들이 윤리적 당위가 아니라 가장 큰 우선순위로 삼을 때 지킬 수 있다.
경기도가 노동자 죽음을 막는 가장 쉬운 방법
경기도로 돌아와보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도주택도시공사가 디엘이앤씨에 발주를 준 공사에서 2022년 8월 5일 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같은 해 10월 20일에 디엘이앤씨 경기도 공사 현장에서 한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4월 6일 과천에서 사망한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대한민국 시공능력평가 3위 회사가 경기도에서만 4명의 노동자를 사망하게 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소 경기도 발주공사만이라도 디엘이앤씨에 제한을 둔다면, 이를 보는 다른 건설사들이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
2023년에도 경기도 공공공사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경기도안산교육지원청, 파주 지산초등학교, 평택시농업기술센터. 1분기에만 총 3명의 노동자가 경기도 공공공사장에서 사망했다. 경기도가 인허가한 민간공사에서도 1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대구, 경북이 인허가 한 공사를 합쳐 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기초지자체인 광주시, 부천시, 이천시, 화성시에서 각각 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산재사고사망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그리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
4월 28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33주년 노동절 기념행사 참석해 윤석열 정부가 노동 등에서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기본가치를 흔들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정부가 못하는 것을 모범적으로, 작은 일부터 실천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기업의 경영활동보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는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기업에 대한 도지사의 담대한 결정과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날 시기이다. 경기도발 뉴스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정우준씨는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