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홍콩의 여성 인권변호사 초우항텅(38)이 선정된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양국 관계 악영향"을 언급하며 수상자 선정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8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장청강 주광주중국총영사 등 총영사관 관계자 3명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5·18기념재단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홍콩은 엄연한 중국 영토이고, 수상자로 선정된 인물은 인권운동가가 아니라 법률에 의해 구금된 사람"이라며 광주인권상 수상자 선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장청강 총영사 등은 "(이번 결정이)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5·18재단 측은 중국 입장을 경청하면서도 수상자 선정을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5·18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심사위원회가 검증을 거쳐 수상자를 결정한 만큼 철회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5·18재단은 지난 2일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 부의장으로서 1989년 천안문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를 주최한 초우항텅을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홍콩 인사를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18재단에 따르면 초우항텅은 현재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현지에서 구금된 상태다.
2023 광주인권상 심사위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박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처장, 민병로 전남대 5·18연구소 소장, 원순석 5·18재단 이사장, 정혜란 창원평화인권센터 운영위원장, 한미미 세계YWCA 부회장 등 6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광주인권상은 인권과 통일, 인류의 평화를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한 현존하는 국내외 인사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시상한다.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널리 선양하고자 2000년에 제정했다. 시상식은 매년 5월 18일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