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3일 의령계곡 불법폐기물 현장 조사 중 계곡에서 미끄러져 낙상사고 당해 119 구급대에 실려나오고 있는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
 지난 13일 의령계곡 불법폐기물 현장 조사 중 계곡에서 미끄러져 낙상사고 당해 119 구급대에 실려나오고 있는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
ⓒ 곽상수

관련사진보기

 
"복합 골절이라고 한다. 수술이 간단하지 않아 어렵고, 수술 후에도 최소 3개월은 움직일 수 없다고 한다. 올해 낙동강 녹조 현장조사도 모두 글렀다."

그녀의 목소리엔 씁쓸함이 짙게 묻어 있었다. 그녀는 지난 30년 이상을 낙동강 등 환경 분쟁 현장을 누비면서 경남 지역의 환경운동에 앞장섰던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이다.

13일 불법폐기물 매립지 조사하다 낙상 사고... 현재 입원중

그녀는 지지난해부터 30년 가까이 근속한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을 떠나 낙동강 유역 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낙동강네트워크 소속으로 낙동강 현장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가 연대체인지라 특별히 그녀에게 돌아가는 활동비는 없다. 거의 자비로 낙동강 등 환경 분쟁 현장을 누비며 활동을 해오던 베테랑 활동가다. 오랫동안 성실하게 활동해왔기에 경남에서 환경 문제가 터지면 가장 먼저 불려나오는 이가 바로 그였다.
 
계곡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 잔해들. 엄청난 양이다.
 계곡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 잔해들. 엄청난 양이다.
ⓒ 임희자

관련사진보기

   
이번 사고도 제보를 받고 간 의령 계곡 불법폐기물 매립 현장을 조사하다가 벌어졌다. 지난 4월 말의 조사가 미흡해 지난 13일 재조사를 목적으로 갔다가 계곡에서 미끄러졌다(관련 기사 : 낙동강 2km 거리에 발암물질 폐기물 4만5천톤 불법매립 https://omn.kr/23pb1 ).

문제의 불법폐기물 매립 주체인 동산공원묘역 측이 공원묘역 쪽에서 현장 접근을 못 하도록 막았다. 그래서 임 집행위원장은 계곡 아래서부터 거꾸로 올라가 조사를 진행하다가 지친 상태로 내려오면서 미끄러져 낙상사고를 당했다.

119까지 와서 긴급히 이송해 겨우 병원으로 도착했다. 의령의 작은 병원에서 현재는 창원 큰 병원으로 옮겨 응급수술을 앞두고 있다. 내일(16일) 바로 수술에 들어간다고 한다. 수술 얘기를 하는 중에도 임 집행위원장은 현장 걱정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불법폐기물을) 매립할 수 있노? 양 계곡 사이에 전부 폐기물이 쌓였다. 그곳은 암반지대인데 그 위에 전부 폐기물이고, 폐스티로폼 가루와 일반 쓰레기도 섞여 있고, 하천 모퉁이마다 폐기물이 쌓여 있더라. 정말 심해도 너무 심하다."

임 집행위원장은 이제 통증이 좀 가신다면서 계속해서 현장 상황을 털어놨다.

"우리가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때 주장한 것이 폐타일과 폐콘크리트 이야기였다. 이번에 가보니 동산공원묘역 측에서 마대로 폐타일과 폐콘크리트를 모아뒀더라. 일부만 담긴 건데 그렇게 눈가림을 하더라. 그래 놓고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으니 아주 악질적이다."
 
불법 폐기물 매립지 현장조사 중인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
 불법 폐기물 매립지 현장조사 중인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
ⓒ 곽상수

관련사진보기

   
동산공원묘원 불법 폐기물 9개월째 방치 ... 의령군 빨리 행정대집행해야

그녀는 자신의 다친 몸보다도 낙동강을 걱정했다. 임 집행위원장은 "지금 낙동강 수질 오염이 제일 우려된다. 낙동강으로 이미 지난 5월 초 비로 다이옥신 등을 포함한 침출수가 흘러내려 갔고, 폐기물 덩어리는 계곡에 곳곳에 계속 쌓여 있다"면서 "그러니 어서 의령군에서 행정대집행을 해야 한다. 이번 여름엔 엘리뇨 때문에 비가 더 많다고 하더라. 그러면 계속 침출수가 쓸려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집행위원장은 또 "의령군에서는 2미터 깊이의 저류조를 설치해뒀지만 그 저류조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더라. 저류조란 것이 침전 효과로 아래에 각종 중금속 등이 가라앉고 윗물을 내보는 구조인데 이 저류조는 관로를 바닥에 깔아둬서 전혀 대책이 안되게 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대책은 행정대집행을 빨리 해 폐기물을 걷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임 집행위원장은 "빨리 행정대집행이라 해라 케라. 동산공원묘역 측에게 수술비는 못 받더라도 의령군이 어서 행정대집행을 벌여서 낙동강 수질 오염 문제가 해결돼야 이 답답한 가슴이 풀리겠다"라며 "낙동강유역청이 나서야 한다. 낙동강을 관할하고 있는 유역청이 의령군에 강하게 요청해야 한다"라고 거듭 말했다.
 
불법폐기물 매립이 행해진 동산공원묘역. 낙동강에서 불과 2km 거리다.
 불법폐기물 매립이 행해진 동산공원묘역. 낙동강에서 불과 2km 거리다.
ⓒ 다음지도 캡쳐

관련사진보기

 
계곡 사이에 불법폐기물에 매립돼 있다. 최근 의령군의회는 행정사무특별조사위원회를 열어 이곳에서 다이옥신 등 여러 중금속이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계곡 사이에 불법폐기물에 매립돼 있다. 최근 의령군의회는 행정사무특별조사위원회를 열어 이곳에서 다이옥신 등 여러 중금속이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 임희자

관련사진보기

     
한편, 동산공원묘원 측은 지난해 25톤 트럭 1800대 분량의 폐기물 4만5000톤을 묘원 아래 계곡에 불법 매립했다. 최근 의령군의회는 행정사무특별조사위원회를 열어 이곳에서 다이옥신 등 여러 중금속이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카드뮴, 구리, 비소, 수은, 납, 6가 크롬, 아연, 니켈, 불소, 석유계총탄화수소, 다이옥신 등 총 11개 항목의 토양오염물질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구리(500) 719.4mg/kg, 아연(600) 2131.5mg/kg, 불소(400) 508mg/kg, 석유계총탄화수소(800) 1565mg/kg이 토양 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했고, 다이옥신까지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 5~8일 사이 많은 비가 내리면서 폐기물 침출수가 하천을 따라 흘러 들었다. 이곳은 낙동강에서 불과 2km 거리에 있다.

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는 "불법폐기물이 야적된 곳은 낙동강 유역의 최상류로 비가 오면 2~3km 하류의 낙동강 본류로 유입될 수밖에 없어 부산경남 시민들의 식수원이 위협받는 입지"라면서  "조속한 행정대집행으로 낙동강 수질오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그:#동산공원묘원, #폐기물 불법 매립, #낙동강네트워크 , #임희자 집행위원장, #낙동강 수질 오염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