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지역 MBC 보도국 기자들로 구성된 전국MBC기자회는 15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의 <대구MBC> 취재거부 조치 중단을 촉구했다.
MBC기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구시 공무원들은 홍 시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구MBC>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 부디 이성과 상식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홍 시장은 시 공무원을 통한 고소까지 감행했다. 단체장 본인이 아닌 공무원을 동원해 고소하는 일은 유례가 없다"며 "보도가 사실과 다르면 반박 또는 반론보도를 요구하는 것이 순서지만 이를 모두 생략한 채 기자들을 고소했다"고 강조했다.
또 "보도가 불만이라면 언론중재위를 거치거나, 소송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공직자의 자세다"며 "홍 시장의 대응은 개인의 감정을 부적절한 방식으로 푸는 것이어서 매우 걱정스럽다"고 주장했다.
MBC기자회는 홍 시장의 감정적인 언론대응 방식이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과도 닮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거부한 대통령실의 조치에는 분을 삭이지 못하는 대통령의 감정이 그대로 실려 있었다"며 "<대구MBC>를 상대로 한 홍 시장의 감정적 대응도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홍 시장 본인도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직후 '극우목사나 끼고 돌면서 거꾸로 나를 배제한 당대표의 엉뚱한 화풀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며 "<대구MBC> 역시 홍 시장 화풀이의 엉뚱한 희생양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홍 시장이 <대구MBC> 취재거부를 밝힌 페이스북 메시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MBC기자회는 "홍 시장은 '시민들에게 별로 영향력이 없는 방송이지만'이라는 표현으로 지역방송을 조롱하고 비하했다"며 "스스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언행으로 보도를 비판하고 싶으면 격에 맞는 반박을 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시장은 지난달 30일자 <대구MBC> 시사톡톡 '대구·경북 신공항, 새로운 하늘길인가? 꽉 막힌 길인가?' 편에 대해 "왜곡·편향된 보도는 언론 자유를 빙자한 언론 갑질"이라며 취재거부를 선언했다.
지난 7일에는 "저급한 찌라시 기사나 써대는 언론에 대해서는 취재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것을 지금 보여 주고 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 시장의 선언 이후 대구시와 시 산하기관은 지난 1일부터 보름째 <대구MBC>의 방문·전화·인터뷰 등 모든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 또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대구MBC> 기자 2명과 보도국장, 사회자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