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은 날짜를 보니 2008년 4월 19일이다. 우리나라 역사 속에 깊이 새겨진 날이다. 이맘때면 온 대지는 진달래가 만발하고 연녹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농부는 옅은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아침나절부터 바삐 몸을 움직인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은덕골은 돌봉산 남쪽 밑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높은 산동네로 약수터가 유명했다. 남쪽으로 용인의 중심 김량장동을 늘 내려다보게 된다.
2008년 사진 속에는 나무와 숲에 가려 도심 경관은 흐릿하게 드러난다. 용인은 어딜 가도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진다. 옛 영화에 비하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원도심 김량장 주변조차 마찬가지다.
특히 맞은편 오리골에 김량8지구 재건축 사업이 얼추 마무리되면서 늘 시야 속에 있던 노고봉은 마주하기 어렵게 됐다. 자연의 자리는 점점 사람들에 의해 인공구조물로 채워지고 있다. 2023년 모습이 그렇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