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싱글즈> 플랫폼이 2030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그들은 가장 많이 겪는 여성질환으로 '질염(47%)', '생리통(28%)', '생리불순(18%)'을 꼽았다. 매달 여성들이 겪는 생리통보다 질염이 약 1.5배 높은 수준을 차지한 것이다. 또한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21년 기준 약 2500만 명의 여성 중 질염으로 내원한 여성의 수는 170만 명 정다. 이는 '병원 내원' 환자 수를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은 여성의 수까지 고려한다면 꽤 많은 여성이 질염을 경험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질염 경험 유무 및 정보 부재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지난 3월 30일부터 약 2주간 플랫폼을 통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총 106명의 응답 가운데 88명(83%)은 질염을 경험 혹은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여기서 문제인 점은 이 88명 가운데 52.8%(47명)은 질염 경험 시 '아무런 대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표1 참조)
이러한 이유로는 '직접적으로 치료를 하기 꺼려져서(48.9%)',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서(36.2%)', 이외에도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 질염인지 확실하게 몰랐다.' 등의 답변이 있었다.(표2 참조) 왜 우리는 건강한 삶을 꿈꾸면서도 정작 필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걸까?
질염은 질에 염증반응이 발생한 상태를 뜻한다. 질의 정상적인 박테리아 양에 변화가 있거나 감염이 발생할 때 일어난다. 질염은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수치 감소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앞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참여자들이 궁금해 한 점을 '순천현대병원' 태철민 전문의, '홍성환 산부인과' 홍성환 전문의에게 물어봤다. 아래는 두 사람과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
- 질염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가?
"각 질염 종류에 따라 세균성, 곰팡이성 또는 질 내 미생물군 생태계의 변화(잦은 성교, 질 세척)이 원인이다."
- 질염을 초기에 알 수 있는 명확한 증상이 있나.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은 질 분비물의 색깔과 냄새, 양의 변화이며, 작열감, 소양감, 성교 시 통증, 배뇨 시 통증이 있다. 또 분비물의 양에서 가장 많이 혼란스러워하는데 질염에 걸렸을 때 분비물은 양이 많고 흐른다."
- 질염과 배란기의 냉과 구별법이 있나?
"평소 배란기의 냉은 달걀 흰자위와 같은 흰색이며, 배란기의 냉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질염의 분비물은 색과 냄새, 배란기의 냉의 양과는 확실히 다르다. 또 월경 주기나 스트레스에 따라 질 분비물의 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 질염에 주기적으로 걸리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있나?
"꽉 조이는 레깅스나 스키니진은 통풍이 안 되기에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면 소재의 속옷을 착용하고, 배변 후 휴지를 사용할 때는 앞에서 뒤로 닦는 것을 강조한다. 식습관에서는 정제된 설탕이나 밀가루로 만든 음식물을 과잉섭취하면 질에 기생하는 효모의 성장을 촉진시켜 균형이 깨지고 유제품 속의 락토스(유당) 역시 장과 질에 효모를 과잉 촉진시켜 질염을 유발할 수 있다. 질염에 자주 걸리는 사람은 이런 정제된 설탕, 밀가루, 유제품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 여성청결제, 질 세정 등이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가.
"외음부 청결을 유지하는 데에는 여성청결제가 도움이 되지만, 질 세정제는 권하지 않는다. 과하게 질 속까지 물로 닦아내거나 씻는다면 질의 산성이 중성으로 바뀌면서 항문에 있던 세균이 다시 질로 이동해 질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제품은 너무 자주 사용하여 여성의 외음부나 질이 건조하면 질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여성청결제와 질 세정제는 화장품인지 의료기기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화장품에 속하는 제품은 질 내에 사용할 수 없다."
- 산부인과 방문을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좌욕을 하는 방법과 약국에서 질정을 사서 넣는 방법도 있지만 산부인과에 내원하여 정확히 어떤 질염인지 확인하여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 질염 의심으로 산부인과 내원을 하게 된다면 어떤 검사를 진행하나?
"먼저 질경을 통하여 질 분비물을 관찰하고, 세포도말검사(wet-smear)라고 식염수에 질 분비물을 넣어 현미경으로 하는 검사가 있다. 또는 STD 12종(성병 검사)를 통해서도 질염 원인균을 검사할 수 있다. 여기서 STD 12종 검사는 최근 4~5년 전부터 보험 적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정확도가 올라갔으며 환자의 부담도 줄어서 치료하기가 수월해졌다. 또 질염으로 산부인과를 내원할 시에는 절대 질 내부와 외음부를 씻고 오면 안 된다. 만약 씻고 온다면 질염 원인균을 발견하기 어렵게 된다."
- 질염과 방광염은 같이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둘 사이에 관련성이 있나?
"특별한 관련성은 없으나 질염 중 칸디다 질염(곰팡이성 질염)같은 경우는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잘 생기는 것으로 되어있다. 방광염에 경우에도 몸의 면역력 저하 시 잘 생기는 것으로 보아 둘 사이의 관련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