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어디에도 타국을 향한 외교를 실시하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동맹국이라고 믿는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외교란 국가의 이익을 위하여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개선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며 우리나라의 외교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국익을 실현하는 외교, 즉 자기중심성에 방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외교는 자기중심성은 사라지고 미국과 일본을 위한 외교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한 시민단체에서 행한 강연에서 현 정부를 향해 일침을 가하며 던진 말이다.
겨레강좌준비위원회에서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진행중인 겨레강좌가 5월 31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을 강사로 초청하여 진행되었다. 이날 정 전 장관은 '대한민국 외교의 자기중심성'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강좌는 작년 10월부터 돌배개산악회, 민생경제연구소, 서울의 소리, 촛불행동 등 시민단체들의 주관으로 뉴스타파 함께센터 리영희홀에서 개최되어 오고 있다.
정세현 전 장관은 강연에서 "외교란 국가의 이익을 위하여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고 전제하고 "국민안전, 개발, 문화(한류), 자원환경, 경제, 정치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외교도 마찬가지로 역대 정부에서는 언제나 우리의 국익을 위한 '자기중심성'에 방점을 두고 실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외교의 총책임자는 대통령이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1년동안 대한민국의 외교는 우리의 이익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이익을 위해 존재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심각하게 무너져버린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의 외교를 극찬하며 김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가장 뛰어난 외교를 펼친 인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교란 양쪽 둑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도랑을 걷는 소의 행보처럼 단단하지만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외교는 양쪽 둑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도랑을 걸어야
이날 강좌에 참여한 시민 정영철씨는 정세현 전 장관의 강좌는 "이 시대의 표상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에서 필요한 균형잡힌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 강의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주관 단체 중 하나인 돌베개산악회 이필립 상임고문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의 얼말글이 사라지고 미국이 지배하는 식민지같은 세상이 되었다. 통탄할 일이다"라고 말하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굴종 외교에 맞서 시민들이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편 겨레강좌 준비위원회 이득신 사무국장은 "정철승 변호사가 강사로 참여하는 6월 겨레강좌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겨레강좌는 동일한 장소에서 6월 28일 제 9차 겨레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