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논란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5일 최고 수위의 공세를 퍼부었다.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자,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이날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포함한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압박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선관위를 겨냥, "고위 간부 자녀, 지속적 세습 특혜 채용 의혹, 북한의 해킹 의혹, 지원자 신상정보 유출, 비위 직원 부실 징계 조치 등 (선관위 내) 심각한 기강 해이가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국가기관으로서의 청렴성과 윤리성은커녕 독립성과 공정성도 사라진 지 오래라는 걸, 최근의 일련의 사태들이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도 중앙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한 것은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선관위가 유독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면서, 민주당 출신 전현희 위원장의 국민권익위원회와 민주당의 수적 우위의 국회 국정조사만을 고집하는 건, 민주당을 방패 삼아 비리를 은폐하고 기득권을 지키겠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태악 선관위원장으론 한계 상황에 이른 선관위를 바로 세우기엔 역부족이라고 국민이 평가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선관위원장을 사퇴하는 것이 선관위의 쇄신을 앞당기는 것이고, 또한 내부에서 어느 한 사람도 자정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한 몸처럼 선관위 쇄신을 막고 있는 선관위원들도 전원 사퇴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선관위의 채용 의혹 관련, 국민의힘은 전·현직 고위직 간부 자녀 11명이 특혜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총회에서 "지금까지 총 11건의 특혜 채용 의심 사례가 밝혀져 있다. 김정규 경남선관위 총무과장이 3급이고, 나머지는 모두 1급 이상"이라며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자녀를, 선관위 국가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최단기간에 법이 허용하는 가장 짧은 시간에 다음 직급으로 승진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세환·박찬진 전 사무총장 두 분은 자신의 자녀 채용 임명 서류에 본인이 셀프 결재했다"며 "송봉섭 전 사무차장의 경우 비다수 경력 채용을 통해 (자신의 딸을) 일종의 핀셋 채용했다"고 강조했다.
감사원 감사 거부한 선관위... 이철규 "머뭇거리지 말고 사법 절차 착수"
국민의힘은 감사원 직무 감찰을 받으라고 선관위를 압박하는 중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지난 2일 "헌법 제97조에 따른 행정기관이 아닌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다"라고 감사를 거부했다(관련 기사:
감사원 감사 최종 거부한 선관위... 감사원은 '법적 대응' 예고 https://omn.kr/247c9).
이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94년 감사원법 개정 당시에도 선관위는 행정기관이라는 판단 아래 직무감찰 제외대상에 선관위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현재 감사원법상 감사원 감사 대상에 선관위가 포함돼있는 건 자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의 미래를 짓밟는 이런 사태가 앞으로 절대 재발돼선 안 된다"며 "선관위의 불법적 행태에 대해 감사원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바로 사법적 절차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던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은 지난 5월 25일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