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한국지부장인지, 제1야당 대표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던진 말이다. 이 대표가 지난 8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나 싱하이밍 대사의 외교적 결례 발언 논란을 자초해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하는 등 굴욕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비판이다. 김 대표와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싱하이밍 대사 발언 논란 이후 연일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 공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날 "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대사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G8에 거론될 정도로 세계적 위상과 경제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 국격을 손상시켰다"면서 "절대 다수 의석 수를 갖고 있는 국회 제1당의 대표가 중국 대사의 '중화 사대주의' 일장 연설을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경청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싱하이밍 대사가 주재국과의 선린우호와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역할이 아닌 점령군의 현지 사령관 같은 태도를 보였다'면서 그와 이 대표의 회동 당시 발언들을 하나씩 비판해 나갔다.
먼저, 그는 "싱하이밍 대사는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대해 노골적 협박을 했다. 오만불손한 발언이자 국장급인 일개 대사가 주재국을 향해 보복하겠다는 것으로 무례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면 중국 경제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는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은 양국의 경제교류가 마치 중국의 일방적 시혜에서 비롯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깔려 있음을 확인하게 했다"며 "당당한 주권국인 대한민국을 향해 중국을 향한 순응을 강요하고 콩고물을 얻으라는 식의 자세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싱하이밍 대사의 외교적 결례는 이번뿐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싱하이밍 대사는) 우리나라 국회의원에게 대만 총통 취임식에 불참할 것을 요구하고 코로나19 발생 당시 우리 정부가 취한 입국제한조치를 비판하기도 했다"며 "지난 대선을 앞두곤 윤석열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 취지의 기고문을 내보내면서 대선에 직접 개입하는 행태를 보여 논란을 일으킨 바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주권을 건드리고 내정간섭을 반복하는 싱하이밍 대사의 오만한 언행은 오히려 한중우호협력 관계를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뿐, 주한 중국대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 중국 대사에게 국내 정치 관여하라고 멍석 깔아준 것"
무엇보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중국 대사의 막말이 담긴 영상을 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채 국민 분노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그 임기 내내 중국 눈치를 보기 바빴던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외교 전략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며 "싱하이밍 대사의 과거 언행 논란을 모르지 않을 이재명 대표가 중국 대사에게 우리 국내 정치에 관여하라고 멍석을 깔아준 행동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결정적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중국을 끌어들여 정부와 각을 세우고 정쟁만 키우려는 정치적 계산이었겠지만 국민 분노만 일으키고 민주당의 무능함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일 뿐"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외교적 국익보다 당리당략을 우선으로 삼아온 운동권식 낡아빠진 폐습을 언제쯤 청산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재명 대표에게 묻는다. 도대체 어느 나라 정치인이고 어느 나라 정당의 대표인가. 중국 공산당 한국지부장인지 제1야당 대표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며 "이번에는 이재명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