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인간이길 포기한 원희룡 장관은 당장 장관직을 자진사퇴하십시오. 염치와 양심, 그대에게도 부끄러움이 있다면 하루 빨리 사퇴하길 바랍니다."
정의당이 윤석열 정부의 '건폭(건설폭력배)몰이'에 항의하며 분신사망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의 유족들이 참관한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도 분신기획·방조 의혹을 재차 주장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원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장관은 여전히 양회동 노동자의 죽음을 기획 분신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질문에 "저는 그렇게 주장한 바 없다"면서 "(제 페이스북 글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평가는 아니고, 그 현장에 있었던 (동료 목격자인) 부위원장이 1분 가까이 수수방관한 행위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을 제 나름대로 짚고 가야겠다고 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참고로, 원 장관은 지난달 17일 본인 페이스북에 "자신의 동료가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이던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이를 말리지 않고 한참 동안 바라만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혹시나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적은 바 있다(관련기사 :
'분신 방조 의혹' 충격이라는 원희룡, 박주민 "사람 먼저 되라" https://omn.kr/23yok).
그는 오히려 본인의 글에 대한 노동계와 야당의 비판이 정치적 공세라는 입장을 취했다. 원 장관은 "장관이 인용한 기사는 취재 한번 없이 쓰여졌다는 것이 강릉경찰서의 증언이고, 현장에 있던 YTN 기자도 분신 방조는 허위라고 말한다"는 심 의원의 지적에 "저는 방조했다고까지는 안 했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기획이라든지, 방조라든지, 이런 얘기는 전부 저를 엉뚱한 번지수로 끌고 가서 공격하려는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이 본회의장 방청석에 있는 유족들을 언급하며 "말씀을 삼가라"고 질책했을 때도, 원 장관은 "저는 지금도 (분신사망과 관련해) 석연치 않은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지금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 (당시 현장에 있던) 부위원장님? 지금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라고 되묻기까지 했다.
또한 '사자(死者)명예훼손'을 질타하는 심 의원에게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 건, 고인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없다"며 "옆에 있던 부위원장의 수수방관을 지적한 것이다. 왜 억지로 초점을 엉뚱하게 몰아가느냐"고 따졌다.
"원희룡의 망언, 국민 목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극악무도한 짓"
이에 대해 정의당은 14일 브리핑에서 원 장관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면서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위선희 대변인은 "음모론에 빠져 한 국민의 생명에 대한 존엄도 무참히 짓밟으며 또 다른 노동자를 죽음의 문턱으로 내모는 예비 사회적 살인자 원희룡 장관은 당장 사퇴하라"며 "(원 장관은) 심지어 유가족 앞에서 사자 명예훼손을 하고 고인의 분신을 지켜보고 정신을 잃었던 동료 노동자를 다그치기까지 했다. 인간입니까? 사람입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노조 탄압에 전세사기 문제까지 국민의 일하고 먹고사는 문제, 노동 문제, 민생 문제에 국토부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데 원 장관은 음모론에 빠져 국민의 삶을 이해하기는커녕 국민의 삶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원 장관은 지금 어떤 문제도 바로 잡을 수 없다. 자신부터 바로잡고 정신 차려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원희룡 장관의 망언은 국민의 목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극악무도한 짓"이라며 "정치적으로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서 국민을 적대하고 때리고 죽이는 그야말로 파렴치한 장관"이라고 일갈했다.
위 대변인은 또 "고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이는 다름 아닌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 원희룡 장관 본인이다. 그것이 역사가 기록하고 후세가 밝혀낼 진실임을 명심하시라"며 "국민도 사람이고 노동자도 사람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장관을 하려면 인간이 먼저, 사람이 먼저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