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다리가 되는지 앞으로 나가 직접 보여드리겠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양반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았다. 현장에 있는 당 지도부 일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플래시 세례 후 다시 자리에 돌아온 장예찬 위원은 "보신 것처럼 양복을 입고 무릎 보호대를 차도 양반다리 잘만 된다"라며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직격했다. 15일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모두발언 시간에 벌어진 상황이다.
장예찬 '양반다리'는 왜 나왔나... 14일 쓰러진 장경태 겨냥
집권여당 최고위원이 제1야당의 최고위원을 이렇게 비판한 건 전날(14일) 있었던 일 때문이다. 장경태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로 향했다. 방통위가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시행령 개정 절차에 들어가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의 방문이었다.
조승래 의원은 방통위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일동' 이름의 성명을 읽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검찰로부터 기소됐다는 이유로 직권면직 처리했다. 이 때문에 방통위는 현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조 의원은 "직무대행은 인사 처리나 새로운 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이 아닌데도 김효재 직무대행이 사무처장 자리에 감사원 출신을 앉히고 부위원장 호선, 방송심의 제재, 방송법 시행령 등을 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며 월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다"라면서 현 상황에서의 시행령 개정 움직임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무리한 방통위 운영은 KBS, MBC 방송 장악을 위한 방통위 사전 접수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라며 "새로운 정책 결정 논의를 당장 중단하라"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이처럼 조 의원이 항의 성명을 발표하던 도중, 갑자기 장경태 의원이 바닥에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 의원과 당 인사들이 그를 부축했고, 그는 잠시 후 자리에 양반다리를 하고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그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 장면은 현장에 있던 언론사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이후, 장경태 의원 측은 그가 일시적으로 빈혈 증세가 와서 일어난 사고라며, 이후 회복해 상태가 호전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 현장을 기록한 사진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통되면서, '장경태 최고위원이 무릎 보호대를 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촉발됐다. 특정 기사 사진을 보면 그의 무릎이 불룩 튀어나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양복바지 안에 무릎 보호대를 하고 있었다는 취지다. 즉 기자들 앞에서 사전에 계획한 연출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그러자 장경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릎보호대를 하면 양반다리를 할 수 없고, 특히 정장 바지는 늘어나지 않는 재질이라 바지 안에 보호대 같은 것을 넣을 수 없다"라며 "말도 안 되는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반발했다.
장예찬 "신흥 가짜뉴스 공장장 장경태, 정치 생명 걸어라"
장예찬 최고위원은 장경태 최고위원의 이 발언을 지적하고 나섰다. 장예찬 위원은 15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마이크를 잡고 "캄보디아 조명 등 신흥 가짜뉴스 공장장으로 등극한 장경태 의원"이라며 "어제(14일) 무릎 보호대를 차고 계획된 기절쇼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장경태 의원은 '무릎 보호대를 하면 양반다리가 불가능하다'고 법적 대응을 운운하고 있다"라며 "가짜뉴스로 김건희 여사를 공격할 때는 언제고, 본인이 당하니 억울한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래서 제가 무릎보호대를 차고 왔다"라며 "양반다리가 되는지 앞으로 나가 직접 보여드리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릎 보호대를 하고 양반다리 퍼포먼스를 마친 그는 "보신 것처럼 양복을 입고 무릎 보호대를 차도 양반다리 잘만 된다"라며 "'가짜뉴스 공장장' 장경태 의원은 억울해 하지 말고, 무릎 보호대 의혹에 정치 생명을 거시라"라고 발언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