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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돈봉투 전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자진출석을 하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전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자진출석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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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를 언급하자 정의당이 연일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발단은 지난 22일 송 전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었다. 그는 마석모란공원 민주열사묘지를 참배한 사진과 함께 "가는 길에 사랑하는 노회찬 형님에게 인사드리고 묘에 꽃 한 송이 바쳤다"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상황을 복기하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정의당으로 돌렸다.

송영길 "노회찬 살아 있었다면 단일화 해서 연립정부 구성했을 텐데"

송영길 전 대표는 노 전 대표에 대해 "저를 택시, 버스 운수 노동운동으로 이끌어주었던 분"이라고 추억하며 "노회찬 형이 살아 계셨다면 지난 대선 때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를 하고 윤석열 검찰 독재를 막아내고 연립정부를 구성했을 텐데..."라고 적었다. "지금 상황을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진다"라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오후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그는 "사실 저는 안철수 후보가 저렇게 기습적으로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했을 때 심상정 후보한테 단일화를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라며 "아무튼 심상정 후보는 아예 윤석열 대통령이 될 것으로 전제하고 (선거운동을) 했던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전후 사정을 보게 되면. 저는 너무 배신감을 느끼고 물론 우리가 지난번 위성정당 문제로 서운하게 한 것에 대한 잘못은 있지만 어떻게 윤석열 정권을 저렇게 용인할 수가 있었을까"라며 "그래서 정말 노회찬 선배였으면, 저와 같이 노동운동을 했던 존경하는 선배인데, 제가 당대표일 때 노회찬 (전 대표가) 만약에 (대통령) 후보였으면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정말 연립정부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라고 이야기했다.

정리하면, 지난 대선 국면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하지 않아서 선거에서 진 것이며, 만약 노회찬 전 대표가 정의당 대선후보였다면 단일화에 응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노회찬을 가장 모르는 이들이 불리할 때 노회찬을 입에 담는다"

김가영 정의당 부대변인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논평을 통해 송영길 전 대표의 발언을 "망언" "궤변"으로 규정했다. 김 부대변인은 "입만 열면 거짓말, 송영길이 송영길했다"라며 "민주당 대표까지 했다는 송영길의 파렴치한 행동이 민주당이 심판받고 정권을 내준 이유를 그대로 보여준다"라고 날을 세웠다. "남 탓하는 내로남불, 협치를 모르는 독선, 자기 잘못을 덮으려는 거짓말이 여전하다"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아무리 부패정치, 구태정치로 심판받는 것이 두렵다지만 위성정당으로 다당제 정치를 가로막고 얄팍한 권력에 취해 협치를 농락했던 그 입으로 고 노회찬 의원까지 들먹이며 거짓말하지 마시라"라며 "단일화를 요청했다는 새빨간 거짓말, 거절당했다는 망상적인 소설이 어디서 나오는지 참 대단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입만 열면 구라'라는 김수미 선생님의 영화 속 대사가 딱 어울린다"라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이나, 정의당은 망언을 늘어놓는 '돈 봉투' 혐의자에게 '먹금(먹이주기 금지)' 하겠다"라고 꼬집었다.

"노회찬을 가장 모르는 이들이 자신이 불리할 때 노회찬을 입에 담는다"라며 "남 탓으로 일관하는 구태 비리 정치인 송영길 전 대표님, 입 다무시라. 거울 앞에 두고 본인의 과거 행적이나 다시 보시기 바란다"라고도 비판했다.

이재랑 대변인 또한 전날(22일) "아직도 가슴이 저릿한 이름을 그런 식으로 소비하는 송영길 전 대표에게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라며 "정치 개혁, 선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비례 위성정당으로 무마시키면서 정의당을 맹비난했던 자가 이제 와서는 정의당과의 연립을 운운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연립 정부, 협력 정치를 걷어찬 건 다름 아닌 바로 그였다"라며 "다당제 정치 개혁을 위한 발걸음을 좌초시킨 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정의당과 노회찬을 멋대로 언급하니 참으로 기회주의적인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민주당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의 문제를 눙치기 위해 노회찬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추상같이 엄격했던 노회찬 전 의원을 욕보이는 일"이라며 "노회찬 정신 모독하는 송영길 전 대표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라고 직격했다.

류호정 "노회찬은 허물 감추려 검찰과 싸우지 않았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한마디 덧붙였다. 류 의원은 2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노회찬 대표를 사랑하는 누구든 묘소에 참배할 수 있고, 각자가 가진 추억을 꺼내어 볼 수도 있다"라면서도 "다만, 노회찬과 송영길의 분명한 차이를 하나 말씀드리고 싶다. 노회찬은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 검찰과 싸우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고인의 유지 덕분에 노회찬의 시민들은 사실을 왜곡할 수도, 진실을 외면할 수도 없었다. 잘 모르시겠지만, 그것은 굉장히 괴롭고, 어려운 일이다"라며 "송영길은 법정이 아니라, 검찰청 앞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언론의 질문에 성을 냈다"라고 비교했다.

이어 "송영길의 시민들은 이제 '돈 봉투 사건'이 검찰의 조작이라 믿게 됐다"라며 "당대표가 사과하고, 혐의가 있는 의원들이 탈당했지만, 막을 수 없는 지경이다. 송영길을 열렬히 지지하는 시민들은 온 국민이 들은 녹취를 왜곡하고, 외면하고 있다"라고도 꼬집었다.

류 의원은 송 전 대표를 향해 "개딸은 몰라도 보통의 시민은 같이 분노해 주지 않는다. 질렸으니까"라고 쏘아붙였다.  

태그:#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노회찬,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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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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