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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민신문

소다미술관(관장 장동선)이 경기 화성시 도시 곳곳에서 공공예술 프로젝트 '도시는 미술관'을 진행한다.

지난 20일부터 화성시 매향리에 위치한 평화기념관 앞 쿠니메모리얼가든에서 '네임리스 건축'이 참여해 '파빌리온 전시'를 개최한다.

파빌리온은 임시가설물을 뜻하는 건축 용어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구조로 공간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예술의 한 형태다. 필연적으로 유연한 구조와 공간을 만들어 내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생성해낸다. 파빌리온이 설치될 매향리는 기억해야 할 역사를 품고 있지만, 머물거나 쉴 곳이 없어 덜 알려진 공간이다.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 '고온리(KOON-NI)'는 인심이 후하고 화목한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매향리의 옛 지명이다. 2023년 여름, 네임리스 건축은 고온리의 이름을 상기하며 따뜻했던 기억을 다시 불러온다. 작품 상부를 따라 흐르는 물은 하부의 수로로 떨어지며 멈춘 공간에 파장을 만들어낸다.

열린 선형 구조, 익숙한 도시의 주변 경관 새롭게 포착
 
ⓒ 화성시민신문

작품을 따라 구성된 조경 역시 생동감을 더한다. 파빌리온은 열린 선형 구조로, 주위를 둘러 걷거나 앉아 쉬면서 익숙한 도시의 주변 경관과 자연을 새롭게 포착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화성시 우음도에서는 오는 7월 9일까지 건축가 '다이아거날 써츠'가 참여한 파빌리온 전시도 열리고 있어, 화성시 원도심에서 다른 매력을 가진 두 개의 파빌리온 전시와 자연경관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소다미술관 장동선 관장은 "익숙한 도시도 파빌리온을 통해 보면 새롭게 보인다"며, "이를 통해 시각을 환기하고, 우리의 도시에서 친밀함과 연대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도시는 미술관'은 소다미술관이 2020년부터 화성시에서 진행해 온 공공예술 프로젝트로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가 담긴 건축·디자인·예술·경관·역사 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예술가, 건축가, 지질학자, 생태학자, 지역활동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여 지역의 고유한 예술 여행 콘텐츠로 소개한다.

소다미술관이 여행을 통해 도시의 연결을 시도하게 된 건, 미술관이 자리한 화성시의 빠른 성장 이면에 분절된 지역사회를 예술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화성시는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젊고 성장하는 도시로 꼽힌다.

반면 신도시와 원도심 간의 불균형 발전과 지역 공동체의 단절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는 미술관'은 여행과 예술을 통해 신도시와 원도심 잇는 자연스러운 이동을 끌어내고, 네트워크 구축으로 공동체의 유대와 연결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자세한 정보와 온라인을 통한 '도시는 미술관' 참여는 도시는 미술관 SNS 공식 계정(인스타그램 @museum_is_everywhere)을 통해 가능하다. (문의: 070-8915-9127)
 
ⓒ 화성시민신문

■ 매향리 파빌리온 작품 소개

네임리스 건축은 지난 2010년 개소해 다양한 프로젝트로 동시대의 건축과 도시, 그리고 문화적 사회 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건축가는 한국 근현대의 역사를 품은 화성시 매향리에서, 잊힌 기억을 일깨우는 파빌리온을 제안한다.

'고온리(KOON-NI'는 인심이 후하고 화목한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매향리의 옛 지명이다. 작품이 자리한 매향리는 과거 미 공군의 폭격 연습장으로 55년 동안 이용된 곳이다. 1988년부터 지역 주민들은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격장 이전을 위해 투쟁한 끝에 2004년 지역을 되찾았다. 매향리는 다시 평화를 찾은 듯 보이지만, 파괴된 자연과 지역민에게 깊이 남은 트라우마는 여전히 상흔으로 남아 이곳에 있다. 

역사를 기억하고 치유를 이야기하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미 공군 사격장은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공원의 시작점 선 파빌리온 2023년 여름, '고온리'를 다시 호명하며 따듯하고 화목하던 기억을 미래로 가져온다.

'고온리(KOON-NI)'는 작품이자 쉼터의 역할을 하며 벤치에 앉아 쉬거나 공간을 자유롭게 둘러 걸을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수로를 따라 느리게 흐르고 떨어지는 물은 멈춘 공간에 파장을 만들어낸다. 

열린공간 틈으로 새로이 마주하는 하늘과 경관, 그리고 수로를 따라 떨어지는 물이 만들어내는 시청각적 경험은 우리의 기억과 감각을 일깨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고온리#소다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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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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