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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를 규정하는 특징 중 하나는 산림이다. 산지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산사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집중호우가 빈번해 사전 점검은 필수적이다. 2020년 용인에 내린 집중호우로 처인구 일대에 산사태가 발생해 축산 농가뿐 아니라 가옥에도 직접 피해를 줬다.

실제 2020년 7월 내린 집중호우로 발생한 재해를 복구하는 전체 비용 중 36.5%가 산림 재해 복구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해빙기와 장마철 집중호우 시 위험성 판단 및 재해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실태조사가 필요한 지점이다.

이에 시는 2021년 급경사지 붕괴 등 위협으로부터 시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진행하기도 했다.

"난개발 촉매제 역할도"
 
 집중호우 빈번하게 침수하는 기흥구 신갈천 일대. 지난해 7월 내린 집중호우로 주변이 침수돼 안전을 위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집중호우 빈번하게 침수하는 기흥구 신갈천 일대. 지난해 7월 내린 집중호우로 주변이 침수돼 안전을 위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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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이에 맞춰 3월 사방댐과 골막이 등 예방시설물 설치에 들어갔다. 시는 거주지역과 가까운 산림 가운데 산사태 발생 우려 지역 13곳에 사방댐과 골막이 등 예방시설물이 대상이었다.

시가 이런 대책을 세운 것은 최근 이상기후로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국지성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산사태 예방시설을 설치할 대상지는 처인구 5곳, 기흥구 1곳, 수지구 7곳 등 모두 13곳이다. 집중호우로 인해 흙과 돌이 쏟아 내리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사방댐과 골막이를 설치했다.

◇자연재해 예방 가로막는 인재= 용인시가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정작 피해를 엉뚱한 곳에서 생기고 있다. 인재다.

용인시는 특히 각종 빠른 속도로 개발이 이뤄져 흔히 말하는 난개발 후유증이 재난 촉발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여기에 전체 면적 절반 이상 차지하는 산림뿐 아니라 하천까지 얽혀 있는 지역 특성도 예방 부주의가 곧 재난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은 높이고 있다.

지난해 용인시에 300mm 이상 집중호우가 내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수지구 동천동 동막천 일대다. 하천이 범람해 일대 상가가 침수 피해를 봤다.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인 것도 주요 원인이지만 대체로 이곳을 상습 침수지역이었다.

그런데도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해 피해가 이어졌다. 백암면 등 처인구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번 비슷한 상황으로 하천 범람은 물론 산사태까지 발생하지만, '백약이 무효'라고 하소연할 정도로 근본 대책 수립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용인시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더 늘어나고 있다. 최근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비가 내리다 보니 배수시설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로 침수나 주택 침수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는 침수주택 발생 시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각 읍·면·동에 침수 우려 주택 목록과 함께 수중펌프·양수기·발전기 등 침수와 수해 방지 자재를 전달했다. 지역 내 하천‧하수도 유지보수 및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로드맵과 함께 관리체계를 구축해 하수도사업소와 함께 상습 침수 구역 하수관로 점검에 나선다.

하지만 당장 기후 변화에 따른 변수는 대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2018~2019년에는 늦은 장마 영향으로 가을철까지 집중호우가 내려 도로 침수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배수시설 수량 한계도 문제였지만, 당장 주변 쓰레기와 낙엽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영향도 컸다.
 
 2020년 11월 내린 비로 기흥구 한 도로 상당부분이 침수, 달리는 버스에 물이 거치게 치오르고 있다.
 2020년 11월 내린 비로 기흥구 한 도로 상당부분이 침수, 달리는 버스에 물이 거치게 치오르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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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상습 침수지역 주민들 재산 피해를 수치로 환산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지속된 생활공간 피해에 따른 정신적 심리적 고통은 이루 말하기 힘들다.

지난해 침수 피해를 본 수지구 고기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솔직히 비만 오면 상당히 걱정된다. 한 번이라도 침수 피해를 본 경우라면 알 것"이라며 "올해는 많이 개선됐다고 하는데 이상기후로 비가 많이 온다고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명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어 적극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8월 초 모현읍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경안천 수위가 상승하자 단지 수로를 채운 빗물이 하천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역류했다. 이에 따라 인근 농가 등 생활공간에도 피해를 주기도 했다.

한편, 이상일 시장은 지난 19일 간부 공무원 회의를 주재하고 여름철 집중호우 대비책과 사회적 약자 폭염피해 예방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시장은 "하천이나 급경사지 등 구청별로 재난 취약시설을 점검하고, 대형 공사 현장은 시 차원에서 사전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복구한 곳은 철저하게 점검해 2차 피해가 없도록 하라. 시장도 고기교 인근과 처인구 일부 지역 등 지난해 피해 현장을 찾아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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