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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국립대 사무국장직 민간 개방과 관련해 장상윤 차관과 직원들의 대화가 열리는 회의실 앞에서 교육부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22년 9월 26일 교육부는 국립대 사무국장 직위를 타 부처 공무원과 민간에 개방하고, 교육부 공무원의 사무국장 임용은 배제하기로 했다.
 2022년 9월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국립대 사무국장직 민간 개방과 관련해 장상윤 차관과 직원들의 대화가 열리는 회의실 앞에서 교육부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22년 9월 26일 교육부는 국립대 사무국장 직위를 타 부처 공무원과 민간에 개방하고, 교육부 공무원의 사무국장 임용은 배제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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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한 언론이 '국립대 사무국장'을 다뤘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제도 개선을 했지만, 교육부가 다른 부처와 '자리 짬짜미'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조치가 적절하다는 전제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대통령실 접근이 틀렸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잘못된 지시로 문제가 꼬이고 꼬인 형국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느닷없는 조치였습니다. 지난해 9월 26일, 국립대학 사무국장 인사개편이 있었습니다. '총장의 실질적 임용권한 보장' '대학 자율성 독립성 보장' '우수인재 임용' 취지로 ▲사무국장 자리를 타 부처와 민간까지 개방하고 ▲교육부 직원을 제외시켰습니다. 일하고 있던 교육부 공직자들은 전원 대기발령을 받았습니다.

조치는 갑자기 이뤄졌습니다. 최근 대통령의 뜬금없는 '수능 발언'처럼 말입니다. 느닷없는 정부 조치가 최근엔 국민 대상이었지만, 당시엔 교육부 공무원 대상이었습니다. 관련 검토나 의견수렴 등의 절차는 없었습니다. 사전예고나 단계적 추진도 없었습니다.

국립대 사무국장은 대학의 예산, 재산, 시설, 직원 인사 등을 총괄하는 자리입니다. 우리에게 조금 더 익숙한 초·중·고등학교로 치면 행정실장에 가깝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여기에 교육부 직원들이 못 가도록 했습니다.

적절하지 않습니다. 교육청 직원이 초·중·고 행정실장으로 못 가도록 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이 설치하고 운영하는 기관인데, 접근금지 장벽에 막혔습니다.

대학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취지라면, 권한을 조정하고 역할을 고치며 업무 문화를 혁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학 통제의 방편이 염려된다면, 과거 권위주의 행정을 버리고 미래 지원행정으로 탈바꿈하면 됩니다. 특정 집단을 배척하는 것은 그 자체로 권위주의나 잘못된 인식의 소지가 있습니다. 

더구나 국립대는 대체로 지방에 있습니다. 지방소멸 극복, 대학서열 해소, 기초학문 육성 등에 일익을 담당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부와 대학의 가교 역할을 하고 국립대 발전을 꾀해야 할 자리에 정부는 장벽을 쳤습니다. 교육과 대학을 아는 공직자에게서 기회를 빼앗았습니다. 전문성 발휘할 여지를 봉쇄했습니다.
 
사무국장 직위가 있는 국립대는 전국 27교, 이 중에서 12교는 2023년 6월 29일 현재 공석
▲ 국립대 사무국장 사무국장 직위가 있는 국립대는 전국 27교, 이 중에서 12교는 2023년 6월 29일 현재 공석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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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37개교 중에서 사무국장은 27개교에 있습니다. 현재 12개 국립대는 공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방문한 국립안동대도, 올해 지방대 지원정책 발표하면서 찾은 국립금오공대 또한 직무대리 체제입니다.

지금도 다른 부처와 민간에 개방 가능합니다. 공모직위나 개방형직위의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서 인사의 기본인 적재적소 인사와 능력주의 인사가 되도록 하면 됩니다. 국립대가 임용방식을 결정하고, 대학과 교육을 잘 아는 공무원까지 후보자로 둬 적임자를 물색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지난해 9월 조치의 수정 보완과 함께 말입니다. 대통령실의 결자해지를 기대합니다. 

최근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이 경질됐습니다. 대통령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사유입니다. 교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용히 처리할 수도 있는데, 만방에 고했습니다.

해당 국장은 한 국립대의 사무국장이었습니다. 6개월 근무하다가 지난해 9월, 정부의 느닷없는 조치로 대기발령을 받았습니다. 올해 1월 본부 국장이 돼 일하다가 이번에는 과도하게 공개적으로 대기발령을 받았습니다. 속사정을 몰라 조심스럽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저렇게까지 해야 했나' 의문입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인사는 씁쓸합니다. 이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레디앙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윤석열 정부, #국립대 사무국장, #부적절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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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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