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제발 먹는 거 가지고 정치인들이 장난 좀 안 쳤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정치인들을 믿지 말고 과학을 믿자'고 말해요."


최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의 민심이 흉흉하다. 상인들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하지 않는 게 제일 좋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일본 정부는 물론 한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이도저도 못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연일 이어지는 정치권의 '보여주기식' 행보는 상인들 불만에 기름을 붓고 있다.

"타격 입을까봐..." 목소리 내기 힘든 상인들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대다수 상인들은 취재진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상인들 사이에 '말을 함부로 했다간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서로서로 조심하자' 등의 이야기가 직간접적으로 오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만난 상인들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정치인들이 계속해서 찾아오는 일'에 대한 생각을 물었지만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상인 A씨는 기자가 신분을 밝히며 다가가자 "다른 직원을 불러올 테니 그분과 이야기하라"면서 자리를 떴다.

 
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2층 주차장 외벽에 "국민불안 야기하는 원전오염수 괴담, 더는 용납 안됩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2층 주차장 외벽에 "국민불안 야기하는 원전오염수 괴담, 더는 용납 안됩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 박수림

관련사진보기

 
A씨 대신 인터뷰를 하게 된 상인 B씨도 "(오염수 방류 건은) 민감한 사안이라 답변이 어렵다"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후 40여 분 동안 만난 다른 상인들도 말을 아끼거나 손사래를 쳤다. 

간신히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던 상인 C씨는 상인들이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야기하고 싶고 그런 분들 많을 건데,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인터뷰하면) 아무래도 내가 다니는 일터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어서 그러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혹여 (정치 관련) 인터뷰를 잘못하면 영업에 불이익이 생길까 봐 (상인들이) 미리 조심하는 것"이라면서 "수산시장 자체가 여러 명이 모여있다 보니 인터뷰하는 게 옆에서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장제원(위원장), 박성중(간사), 김영식, 윤두현, 허은아, 홍석준 의원이 3일 오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관련 ‘민주당 괴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산업을 돕겠다며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횟집 오찬을 했다. 장제원 의원이 수조에 들어 있는 광어를 집어들고 있다.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장제원(위원장), 박성중(간사), 김영식, 윤두현, 허은아, 홍석준 의원이 3일 오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관련 ‘민주당 괴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산업을 돕겠다며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횟집 오찬을 했다. 장제원 의원이 수조에 들어 있는 광어를 집어들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자극적 언론 보도 '부담'  

상인들은 '인터뷰를 자극적으로 편집해 보도하는 언론 행태'도 지적했다. C씨는 "우리야 (마음속에) 있는 그대로 이야기 다 하고 싶다. 그런데 신문이나 방송 보도가 자극적으로 나간다"면서 "(언론 보도로) 타격이 심하다"고 털어놨다.

차덕호 노량진수산시장 상우회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지난번에는 한 언론이 상인들의 발언을 인터뷰할 때 앞뒤 맥락을 자르고 '나(상인)도 못 먹는다'라는 식으로만 말한 것처럼 자극적으로 보도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수산업이 생업인데 어떻게 인터뷰를 그렇게 자극적으로 쓸 수 있나. 이 때문에 상인들이 뿔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뿐만 아니라 수산업계 종사자들은 (오염수 방류를) 누구나 다 반대할 것"이라며 "아직 오염수 방류도 안 했고 (노량진 수산시장은) 수입 물량과 국내산, 심지어 경매장에서도 수산물 무작위 샘플링 테스트를 하는데 모두 안전 범위에 있다"면서 "우리 상인들은 '정치인들을 믿지 말고 과학을 믿자'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지난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태그:#후쿠시마방사능오염수, #노량진 수산시장, #오염수 괴담, #릴레이 먹방, #원전 오염수
댓글5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