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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4일 오후 민주당 제주도당 회의실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3.7.4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4일 오후 민주당 제주도당 회의실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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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종합보고서를 "깡통 보고서"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4일 당 내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IAEA는 후쿠시마 핵폐수 안전성 검증 책임을 사실상 방기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IAEA의 최종 종합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민간 전문가 5명과 함께 전체 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가 '깡통 보고서'라는 결론을 내린 건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성능 검증과 관련한 내용이 이 보고서엔 담겨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다핵종제거설비란 말 그대로 오염수에서 방사성핵종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일종의 '여과기'다. 그동안 도쿄전력 측은 이 장치로 세슘과 함께 62핵종의 방사능물질이 제거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위원회는 "최종보고서에는 측정/확인설비, 환승시설, 희석설비, 배출시설에 대한 검토 및 평가만 있을 뿐 정작 후쿠시마 핵폐수를 정화한다는 다핵종제거설비에 대한 성능 검증은 전혀 없었다"며 "핵폐수 정화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오염 정도에 따라 필터 성능은 제대로 발휘되는지, 고장 이력 등을 통한 설비 성능 확인은 어떤지 아무런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아예 다핵종제거설비에 대한 언급도 거의 없다. IAEA가 시료채취한 오염수 분석에 대한 내용 역시 없다"며 '깜깜이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왼쪽)이 2023년 7월 4일 화요일 도쿄 총리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에게 후쿠시마 처리수 방출에 관한 IAEA의 종합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왼쪽)이 2023년 7월 4일 화요일 도쿄 총리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에게 후쿠시마 처리수 방출에 관한 IAEA의 종합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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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또 "IAEA는 일반안전지침 GSG-8, 9 위반 등 오염수 해양 방류의 정당성 확보, 최적 대안 여부 등에 대해서 검토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실제 IAEA 헌장 '일반안전지침인 GSG-8'에는 '그 행동을 도입하거나 그 행동을 지속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에 예상되는 이득이 그 행동으로 초래되는 해악보다 큰지 고려해 정당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민주당은 이 내용을 근거로 IAEA가 주변국에 피해만 입히는 오염수 방류에 찬성해선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이 점을 의식한듯 이번 보고서에는 오염수 방류 책임을 사실상 일본 정부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이 포함됐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IAEA는 일본이 취한 ALPS 처리수 방류에 대한 접근 방식과 활동이 관련 국제 안전 표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된 처리수의 방출은 일본 정부의 국가적 결정이며, 이 보고서는 그 정책을 권고하거나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도된 오염수 유출, 방류 시설의 고장으로 인한 비계획적인 유출 등에 대한 검토마저 없었다"며 "보고서의 모든 내용이 (오염수 방류가) 계획 하에 완벽하게 이뤄지는 상상된 전제하에 평가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정부·여당을 향해 "일본 정부와 동경전력의 의견을 받아 쓰고 책임은 모두 일본에게 있다고 말하는 깡통보고서에 윤석열 정부는 국민안전을 맡길 수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위원회 소속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무것도 없는 내용을 140페이지나 만들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비꼬아 말했다. 양이 의원은 "작년 국감에서 윤영덕 의원이 (IAEA 태스크포스팀 일원인) 김홍섭 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을 증인으로 불러 질의를 했을 때 (김 연구원은 ALPS 성능 검증이) 'TF팀의 활동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몇 개월 후 저희가 15개에 이르는 공개 질문을 했다. 다 안전성을 위해 필요한 내용이었데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TF팀이 깡통 보고서를 제출한 건 IAEA 기구의 신뢰성이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IAEA는 이날 오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토한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IAEA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21년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히면서 IAEA에 안전성 검토를 맡긴 후 약 2년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태그:#IAEA, #후쿠시마오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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