꿉꿉한 장마철 날씨. 간단하고 쉽게 만들어 먹는 음식이 없을까? 아내와 함께 만물상 텃밭으로 나왔습니다. 아내는 텃밭을 마트라 부릅니다. 식재료는 거의 자급자족하니까요. 텃밭 작물들은 장마에도 신이 났습니다. 물기가 많아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많은 것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풍성한 텃밭이 마트이다
채소 과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토마토입니다. 큼직한 찰토마토와 자잘한 방울토마토가 앙증맞게 달렸습니다. 토마토가 저마다 자기 색깔을 자랑하듯 빨간색, 노란색으로 알맞게 익었습니다.
장마철 오이 크듯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몇 개 안 심었는데, 요즘 매일 따먹어도 다음날 보면 또 딸 게 있습니다.
300여 주 심은 고추는 아랫부분에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조금씩 심은 청양고추, 꽈리고추, 피망, 아삭이고추도 특색 있게 자랍니다. 아내한테는 아삭이고추가 제일 관심이 큽니다. 맵지 않고 식감이 좋아 끼니마다 두어 개씩 먹습니다. 풋고추가 비타민 보고라면서요.
보라색 가지도 탐스럽습니다. 조물조물 나물 무침을 하면 딱 좋습니다. 수정을 끝낸 참외, 수박도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 보름 정도 지나면 수확의 기쁨을 누릴 것 같습니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는 게 있습니다. 옥수수인데, 수꽃 고갱이가 막 올라오고 암꽃 수술도 눈에 띕니다. 이웃집은 수염이 말라 꺾어 먹을 때가 되어 부러웠습니다. 우리도 조금 기다리면 됩니다.
깻잎 전용 들깻잎도 한 움큼 땄습니다. 이것저것 거두니 소쿠리가 푸짐합니다. 아내 말마따나 마트를 다녀온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채소 샐러드가 꽃과 같다
"아주 간단하게 신선하고 상큼한 요리를 할 거니까 기대하세요?"
아내가 팔을 걷어붙입니다. 흐르는 물에 채소와 과일을 깨끗이 씻어 채어 받쳐 물기를 빼둡니다.
한입 크기로 썰고 나서 아내가 요리 제목을 붙입니다
"오늘의 요리는 그릇에 핀 여름꽃, 야채 샐러드!"
준비한 토마토, 오이, 아삭이고추에다 보라색 양파, 깻잎 그리고 냉장고에서 꺼낸 사과, 오렌지를 죄다 썬 뒤 발사믹 식초, 드레싱 소스로 버무렸습니다. 옆에서 보니 특별한 요리법도 필요 없는 듯싶습니다.
샐러드를 유리그릇에 소담히 담았어요. 팔강, 노랑, 녹색 등 여러 색이 잘 어울립니다. 바로 따서 그런지 참 신선하네요.
채소와 과일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습니다. 한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립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좋습니다. 채소와 과일은 비타민뿐만 아니라 미네랄, 섬유질 등도 함유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내가 "어때요? 그릇에 여름꽃이 피었죠!"라며 즐거워합니다. 자연이 준 고마운 선물을 먹습니다. 직접 가꿔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벌써 여름의 한복판 초복입니다. 복날에는 더위를 물리치자는 뜻에서 복달임 음식을 먹습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 복달임으로 삼계탕을 즐겨 먹습니다. 그런데, 신선한 채소 샐러드도 그에 못지않게 좋을 것 같아요. 알록달록한 색감에 눈이 즐겁고, 더욱이 영양과 맛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아 입도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