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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사진 왼쪽)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괴담·선동의 유포 경로와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기 앞서 자리에 앉아 있다. 오른쪽은 하태경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 위원장.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사진 왼쪽)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괴담·선동의 유포 경로와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기 앞서 자리에 앉아 있다. 오른쪽은 하태경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 위원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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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에게 사실상 색깔론을 씌우고 나섰다.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는 11일 오전 제8차 회의를 열고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과 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 중 16개 단체를 지목해, 이들이 과거 2002년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심미선·신효순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2006년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그리고 2008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참여했던 단체들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지목한 단체의 목록엔 참여연대나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한국YMCA전국연맹 등도 포함돼 있었다. 여당은 이들을 '반미·반일주의'를 따르는 '친민주당 성향' 단체로 규정하며, "사실에 기초한 활동이 아니라 괴담성 선동"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해당 단체들을 참여연대 계열과 진보연대 계열로 자의적으로 구분했는데, 진보연대를 향해서는 "주사파로 불리는 단체"라고 하는 등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요약하면 괴담을 통해 선동을 일삼았던 주사파 시민단체들이 민주당으로 대거 진출했고, 그 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운동을 주도하며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괴담 선동 정치를 하고 있다는 논리다.

"광우병 대책위와 후쿠시마 공동행동, 구성 80% 이상 일치"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이 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IAEA(국제원자력기구) 최종 보고서 발표 대응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이 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IAEA(국제원자력기구) 최종 보고서 발표 대응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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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 출신인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이같은 주장을 펼쳤는데, 집권여당은 최근 그를 메신저로 반복해서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관련 기사: 국힘, '오염수 방류 반대=대선 불복' 프레임 굳히나).

민경우 공동대표는 광우병 대책위와 후쿠시마 공동행동을 "15년의 시간 관계가 있는데, 사실상 인적·조직적 구성이 같다. 80% 이상이 일치한다"라고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정당이 시민단체화 하면서 박아무개씨 등이 정당으로 이전했다"라며 "후쿠시마 공동행동이 해야 할 역할을 현재 민주당이 하는 의미가 있다. 넓은 의미에서 둘은 거의 동일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역시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이 왜 효순이·미선이처럼 환경 관련 사건이 아닌 데 단체로 들어가 있느냐?"라고 따져 물으며, "민(주)노총,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같은 단체의 뿌리가 NL"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들어서 괴담으로 한국사회 흔들고 병들게 한 조직과 사람이 똑같은 사람과 조직이라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선동했던 사람들이 아무런 사회적 반성 없이 20여 년 동안 넘어오다 보니, 지금까지도 사회적인 난동 수준에 가까운 선동을 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차이점은 그 당시 시민단체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민주당으로 넘어왔다는 것"이라며 "민주당 자체가 이제는 괴담 시민단체가 됐다. 남아 있는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반미·반일·반정부 투쟁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PPT(프레젠테이션)에는 '박OO·김OO·김□□ 의원 등 다수"라고 적혀 있었다. "처럼회·개딸 등"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날 지칭한 인사들이 정확히 현재도 민주당 소속이라는 건지, 현직 국회의원을 말하는 건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하 의원은 "실명을 거론하기는 그래서 'OO(땡땡)'이라고 했다"라며 답을 피했다.

의원 실명은 밝히지 않아... '괴담 대응 민관 합동 TF'도 제안

이날 하태경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몇 가지 의혹들을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후쿠시마 세슘 우럭이 국내로 들어온다? 우락은 힘이 없다. 정착성 어종이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넘어올 수가 없다"라며 "또 후쿠시마 멍게가 국내로 수입된다? 다 수입 금지된 건데, 멍게 잡는 어민들 망하고, 우럭 파는 어민들이 망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천일염 가격이 4배가 올랐다고 한다. 천일염 내 삼중수소는 다 증발해서 날아간다는 거 아니냐. 소금이랑 삼중수소는 관련이 없다"라며 "오염수가 7개월 만에 국내로 유입된다? 4~5년 걸린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산물 안전' 민관 합동 TF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라며 "같이 (TF를) 구성해서 왜 (국민들이) 물고기를 먹지 않는지 긴밀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TF의 목적에 대한 물음에는 "괴담에 대응해야 한다"라며 "노무현 정부 때도 한미 FTA 괴담이 흉흉해서 당시에 대응 TF를 만든 적이 있다. 그때 단장이 강득구(현 국회의원)"라고 언급했다.

태그:#하태경, #국민의힘, #후쿠시마원전오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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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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