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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발언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발언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나토 홈페이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AP통신·BBC방송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2일(현지시각)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우크라이나와 국민, 어린이들을 위한 중요한 안보 승리를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 7개국(G7)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때까지 안보 보장을 제공하기로 했다"라며 "이는 양자 및 다자 협정을 통해 더욱 확장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인 한 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도 결코 (러시아와) 영토를 놓고 흥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종전의 조건으로 영토 교환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바이든 "푸틴, 우크라보다 오래 버틸 거라 착각"

이날 G7 정상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때까지 러시아의 침공을 막고, 추가적인 전쟁을 막을 수 있도록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 나라가 이웃 나라 영토를 무력으로 점령하는 것을 내버려 둘 수는 없다"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우크라이나보다 오래 버틸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을 끝낼 수 있다"라며 "안타깝게도 러시아는 외교적 해결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결코 약해지지 않을 것이고, 전쟁이 시작되고 1년 반이 지났으나 여전히 우크라이나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라며 "미국은 현재와 미래에도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50여 개 나라와 연합을 구축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했고, 독일도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 장치와 마더 장갑차 40대, 레오파르트 1A5 전차 25대 등 7억 유로(약 1조 원) 규모의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안보 보장과 무기 지원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최선의 안보 보장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고,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일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서라면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나토 가입 지연에 불만... 바이든 "가입 축하할 날 고대"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필수 가입 절차인 '회원국 자격행동계획'(MAP)을 면제해 주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자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를 '투 스텝'에서 '원 스텝'으로 줄여준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중대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나토 내부에서는 미국과 독일 등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이 끝나야만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에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동부 전선 국가들은 신속한 가입을 주장하며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중에는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우리가 나토 가입 초청을 받았더라면 최상의 결과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공식적으로 가입하고, 이를 축하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라며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모든 것을 신속히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쁜 소식은 우리가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갇혀 있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영국 국방장관 "젤렌스키, 더 감사 표해야" 지적도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무기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감사함을 표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벤 윌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작년 6월 우크라이나에 갔다가 그들이 원하는 무기 목록을 받고 '우리는 아마존(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고귀하고, 우리의 자유에 관한 일이기도 하지만 (무기를 지원하려면) 자국의 무기 재고를 떨어뜨리고 의회를 설득해야 한다"라며 "사람들은 더 감사받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항상 영국에 감사했고, 나는 영국 총리와 국방장관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말해왔다"라며 "어떻게 감사를 표하기를 바라는지 알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반박했다. 

윌리스 장관과 달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러 차례 내게 감사를 표했다"라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은 "나토의 단합을 위한 자리에서 윌리스 장관의 발언이 외교적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정치적으로 더 요령을 발휘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라며 "윌리스 장관은 평소에도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라고 감쌌다. 

#우크라이나#볼로디미르 젤렌스키#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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