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지역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학부모단체가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화해할 기회를 주지 않는 사법적 처벌 보다는 갈등 조정 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하고, 학교 공동체 회복에 중점을 둔 교육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대전지부(지부장 강영미, 이하 대전지부)는 17일 성명을 내고 "대전교육청은 근본적인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지부는 최근 대전지역에서 일어난 다수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그럼에도 대전교육청은 학교폭력예방 지원을 강화한다며 ▲친구사랑 3운동 운영 ▲학교폭력예방 연수 및 컨설팅 지원 ▲갈등조정지원단 학교 현장 지원 ▲갈등조정지원단 관련 연수 등 형식적이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만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지부는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우선,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피해학생을 즉시 분리하도록 하는 현행 제도는 피해자 보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완벽하게 분리하여 교육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 마련이 불가능할 뿐더러 오히려 이 제도는 학생들 간 갈등 회복을 더욱 단절시킨다는 것.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나누어 가해자에게 엄벌을 주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절대로 학교 폭력을 줄일 수 없다고 대전지부는 주장하면서 "가해 학생은 벌을 받음으로서 반성 없는 면죄를 받고 피해 학생은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해 가슴에 상처가 남는다. 이처럼 서로에게 화해할 기회를 주지 않고 사법적 처리만을 강조하는 지금의 학폭 처리 방법은 상당히 비교육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친구 간의 사소한 말다툼까지 모두 학교폭력 신고 대상이 되는 등, 지금의 학폭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폭력의 정의와 범위를 축소하고 범죄와 교육을 분리해야 한다"면서 "교육청이 아닌 교장과 교사, 전담기구에 중재 권한을 부여해 교육적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전지부는 "결국은 관계 회복이 중심이 되어야 학교폭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학교 폭력 발생 시 반드시 갈등 조정 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하고, 학교 공동체 회복에 중점을 둔 교육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지부는 또 "핀란드나 노르웨이의 학폭 예방 프로그램을 보면 학교 전체의 참여, 그리고 교사의 개입을 강조한다"고 소개하고 "학급 토론과 그룹 대화를 통해 목격 학생, 방관자 학생들이 피해학생의 편에 서서 그 행위를 저지할 수 있는 적극적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모두 '학교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지부는 끝으로 "학부모는 아이들의 학력신장만이 아니라 무엇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 성적지상주의가 아니라 정이 오가는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학교를 원한다"며 "학교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과 함께 학교폭력 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점검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