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미호강을 가득채운 성난 물길은 15일 오전 7시 56분을 전후로 미호강 제방을 무너뜨렸다.
유실된 제방 사이로 쏟아진 물길은 오전 8시 40분까지 44분간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와 인근 마을로 전진, 또 전진했다.
청주시와 충북도 소방당국, 경찰은 이런 사실을 알았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알고만 있었다. 도로 위의 차량과 지역 주민에게 안전안내문자 등을 통해 재빨리 알리지 않았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는 그곳을 지나가는 차량에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차도 벽을 타고 양 입구에서 물밀 듯이 쏟아져 내렸다. 이곳에 있던 14명의 생명들은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사연 많은 세상과 이별했야 했다.
다음은 15일 오전 4시부터 차량이 통제된 오전 9시 1분경까지의 궁평2지하차도 상황일지다.
○ 04시 10분
금강홍수통제소, 미호천에 '홍수 경보' 발령
○ 06시 30분
금강홍수통제소, 청주시 흥덕구청 건설과에 전화 : '미호천교가 심각 단계에 도달했다. 계획홍수위(제방이 버틸 수 있는 한계 수위)를 대비해서 저지대 및 취약구간 주민대피, 응급복구 조치 등 지자체 매뉴얼대로 해 달라.'
○ 06시 36분
흥덕구청, 청주시청 하천과·청주시 도로사업본부에 위 내용 전달
○ 06시 39분
흥덕구청, 청주시청 안전정책과에 위 내용 전달
(※ 청주시청은 이 내용을 충북도로관리사업소에 전달 안해)
○ 06시 49분
청주시 도로사업본부, 청주시 안전정책과 재난대비팀에 이 사실 통보
○ 07시 01분~02분
오송청주2구간도로확장공사 감리단장, 충북경찰청에 112 신고전화 : '미호천교 제방이 넘치려고 한다. 주민들 대피해야 할 것 같다.'
(※ 경찰은 궁평2지하차도가 아닌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
○ 07시 20~30분경
장찬교 궁평1리 전 이장, 미호천교 밑 임시제방 현장 도착 : 굴삭기 1대로 제방 보강공사하는 현장 확인. 미호강 수위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다고 말함.
(※공사 관계자는 장 전 이장에게 "우리도 새벽 4시부터 나와 공사하고 있다"고 말함)
○ 07시 30분경
(마을주민의 신고를 받고) 소방관 2명, 제방에 출동 : 제방 상황을 어디론가 무전
(※당시는 시공사에서 출동한 인부들이 제방 높이기 작업중)
○ 07사 40~50분경
미호천교 밑 임시제방 30㎝ 밑까지 수위상승
(※장찬교 오송읍 궁평1리 전 이장이 해당장면 촬영)
○ 07시 51분
소방당국에 신고접수 : '미호천 제방이 유실될 것 같다.'
(※장찬교 오송읍 궁평1리 전 이장 : "7시 50분경 119에 신고했다")
○ 07시 56분~58분
오송청주2구간도로확장공사 감리단, 충북경찰청에 112 신고전화 : '제방 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궁평교차로와 궁평지하차도가 물에 잠길 수 있다. 궁평지하차도 차량통제가 필요하다.'
○ 08시 03분
소방대원 현장 도착, 소방상황실에 상황보고 : '제방 둑이 무너져 미호강이 범람하고 있다.'
소방상황실, 청주시 당직실에 이 상황을 전달
(※ 청주시는 해당 사실을 충북도청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짐)
(※ 장찬교 궁평1리 전 이장은 8시에서 8시 10분경 임시 제방 둑이 무너진 것을 보고 현장을 떠났다고 말함)
○ 08시 30분경
궁평1리 주민대피방송 2차(노인회장)
747 버스, 궁평2지하차도 안에서 비상등을 켠 채 정차
(※ 사고 직전 역주행으로 현장 빠져나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기록된 상황)
○ 08시 35분
청주시청 안전안내문자 발송 : '현재 하천 수위 상승으로 흥덕구 오송읍 미호천교~오송자동차극장 구간 저지대 침수위험 있사오니 차량 이동주차 및 주민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장찬교 궁평1리 전 이장은 "재난문자로 하천수위 상승이라고 발송됐지만 이미 현장은 둑이 무너져 물바다가 된 후였다"고 말함)
○ 08시 40분
궁평2지하차도 침수 시작
○ 08시 45분
주민, 소방당국에 궁평2지하차도 침수 신고
○ 08시 47분
소방당국 출동명령
○ 09시 01분경
경찰, 궁평2지하차도에 도착해 차량통제 시작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