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아래 진실화해위원회)가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과 충주 보도연맹원 희생 사건과 관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유족의 피해회복 조치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18일 열린 제59차 위원회에서 '충남 아산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과 '충주지역 국민보도연맹원 등 예비검속 대상자 희생사건'에 대해 각각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충남 아산의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은 1950년 9·28서울수복 이후에 충남 아산군 탕정면 지역주민이 부역혐의자나 그 가족이라는 이유 등으로 경찰과 치안대에 의해 집단 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조사 결과, 경찰과 치안대는 1950년 9월 28일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부역혐의자나 그의 가족 32명을 탕정면 곡물창고, 탕정지서 창고로 연행해 구금한 후, 탕정지서 뒷산에서 살해했다. 치안대는 부역혐의자와 그 가족들을 연행하고 살해하는 일을 했다. 온양경찰서는 부역혐의 사건을 조사하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법적 절차 없이 처형했다.
희생자들은 20~30대가 66% 정도를 차지했으나 10세 이하부터 50세 이상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있다. 직업별로는 농업과 자영업이 59% 정도였으나 전업주부와 영유아도 22% 정도를 차지했다.
충주군 살미면 주민 38명 살해... "국가 공식사과" 권고
충북 충주에서는 1950년 7월 초 당시 충주군 살미면에 거주하던 주민 38명이 국민보도연맹원 및 요시찰인이라는 이유 등으로 예비검속돼 같은 달에 호암동 싸리재에서 군·경찰에 의해 살해됐다.
조사 결과, 1950년 7월 3일~4일경 충북 충주지역 국민보도연맹원 등 예비검속 대상자들은 살미지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거나 소집 통보를 받고 살미지서로 출두했고, 다시 충주경찰서로 이송돼 유치장에 구금됐다. 7월 5일에는 호암동 싸리재로 끌고가 집단 살해했다. 희생자는 대부분 20대와 30대로 남성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기관인 군인과 경찰이 비무장 민간인을 사법 절차 없이 살해한 행위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 추모사업 지원, 역사 기록 반영, 평화 인권 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경남 거창, 거제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과 경북 울진 군경 및 대구 국민보도연맹 희생 사건, 전남 장성 적대세력 및 장흥, 광주 군경에 의한 희생사건과 삼청교육 피해사건에 대해서도 진실규명 결정과 함께 피해 회복조치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