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11월 16일 오전 9시 30분]
학교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교사가 근무하던 서울 서초구 S초등학교에 장상윤 교육부차관이 방문했지만, 교문도 들어서지 않은 채 발길을 돌렸다. 정문 밖에서 기자들과 10분도 안 된 시간동안 인터뷰를 하고 나서다. 정확하게는 7분이었다.
조화를 든 교사들 가운데 일부는 "쇼하러 왔느냐",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장 차관 "아동학대 신고로 선생님들 많이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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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초등학교 추모 발걸음 가로 막는 경찰에 분노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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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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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차관은 20일 오후 5시 25분쯤 S초 정문에 도착한 뒤 교문 앞에 국화꽃을 내려놓고 짧은 묵념을 올렸다. 하지만 주변에 있던 수백여 명의 교사들이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장 차관은 주변에 있던 기자들과 7분에 걸쳐 인터뷰를 마친 뒤 곧바로 발길을 돌렸다.
이날 고인의 유족은 이 학교를 직접 방문해 오랜 시간 머물렀지만 장 차관은 유족도 직접 만나지 못한 것이다.
당초 이날 교육부는 기자들에게 보낸 '차관 일정 안내' 문자에서 "20일 오후 5시쯤 S초에 차관을 비롯해 서울시교육청 담당자, 학교장 등이 참석한다"면서 "방문 모습은 (기자들에게) 전체 공개한다"고 안내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이날 차관 주재 간담회를 위해 인사말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차관이 발길을 돌림에 따라 기자들에게 배포하지 않았다.
이날 장 차관은 S초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외부에서 여러 가지 억측이 제기되고 있는데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결과 나오면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장 차관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 인권만 너무 강조하다 보니 선생님들이 위축되고 아동 학대 신고로도 많은 민원을 제기 받아왔다"면서 "정부에서 정당한 교육 활동을 확실히 보호하는 제도를 갖춰주는 게 가장 근원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권이 너무 위축돼 있다. 교권과 학생의 인권이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또 장 차관은 "학부모님들도 문제 제기나 민원을 정당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도록 인식이나 문화도 같이 개선해나가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교사들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제도적으로 교권을 보호할 기반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일부 교사들은 "보여주기 그만해라, 사진만 찍으러 왔느냐", "교사를 보고 얘기하라", "인터뷰 필요 없다, 빨리 가라", "여기가 어디라고 왔느냐", "거짓말하지 말라"고 외쳤다.
인터뷰에 분노한 교사들 "필요 없다, 거짓말 마라"
이에 대해 현장에 있던 한 초등학교 6학년 부장은 <오마이뉴스>에 "차관이 교사가 사망한 현장에 왔으면 당연히 학교에 들어가 상황을 살펴보고 관련 교직원 얘기를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고작 7분간 기자들과 인터뷰하려고 이곳에 온 것이냐. 쇼하려 왔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