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남동부기독교교회협의회(NCC, 아래 전동NCC)가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핵폐수 무단 투기 반대 도보 순례단'을 꾸려 도보 순례에 나섰다. 방사능 핵폐수 반대 도보 순례는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NCC, 아래 부산NCC)의 순례단이 17일 오전 8시 부산 해운대에서 처음 출발하였다. 부산NCC 도보 순례단은 17일 남부산, 부산역, 18일 김해, 19일 창원, 20일 마산, 21일 진주를 거쳐 하동까지 일주일간 이어졌다.
전동NCC 순례단은 부산NCC가 시작한 방사능 핵폐수 반대 도보 순례를 잇고자 21일 오후 2시 30분 구례 외곡교회(정영석 목사 시무)에서 잠시 출발 기도회를 하고 성명을 발표한 뒤 구례 읍내로 이동해 구례 터미널 부근부터 핵폐수 무단 투기 반대 깃발들을 들고 순례를 시작하였다. 전날까지 많은 비가 내리더니 날이 개어 여름 땡볕이 내리쪼였다.
행인들은 순례단의 깃발과 배와 등에 붙인 작은 펼침막을 관심 있게 지켜 보았다. 순례단 중 한 명은 더위를 피해 그늘에 앉아 있는 노인들에게 "일본이 똥물보다 훨씬 더 나쁜 걸 바다에 뿌리려 한다"며 순례 이유를 설명하였다. 다른 한 명은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핵폐수 무단 투기'의 위험성을 알렸다.
구례 읍내 중심가를 약 2.5km쯤 돌고 큰 건널목에 이르렀을 무렵이다. 50대 중후반쯤 되어 보이는 사내 넷이 서 있다가 순례단을 보았다. 그중에 한 사람이 "요즘 대통령이 못된 짓만 골라한다"며, "우리가 서울 가서 시위해야 하는데..." 라고 말을 하며 응원하였다. 구례 읍내를 한 바퀴 돈 뒤 순례단은 차량을 이용해 광양으로 갔다.
광양 시민의 광장 주차장에서 양현성 목사(광양외국인노동자센터)를 만나 그의 기도와 안내로 광양 순례를 시작했다. 광양 시내를 걷는 동안에는 사람들을 별로 만나지 못하였다. 양 목사는 순례단을 광양 시장으로 이끌었다. 시장에 들어서자 상인 두어 명이 깃발과 몸에 붙은 펼침막을 보고서 "수고한다"며 응원하였다. 반면 어떤 상인은 "일본에나 가서 하지 왜 여기서 그러냐"고 핀잔하였다. 수족관 활어를 두고 파는 곳 상인들이 순례단을 가장 반가워하였다.
"우리가 해야하는데, 너무 고생 많습니다!"
순례단은 또다시 차량으로 하동으로 이동하였다. 오후 6시 10분경 하동 적량교회에 당도하자 부산NCC 순례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동NCC와 부산NCC 순례단은 그곳에서 함께 기도회와 깃발 인수인계식을 하였다. 부산NCC 최인석 회장은 설교에서 핵분열과 방사능 폐기물의 위험성을 간략히 설명하고, 부산NCC 순례 여정을 정리해 보고하였다. 이어 부산NCC가 들고온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반대 깃발"을 전동NCC에 남겨 주고 함께 기념 촬영을 한 뒤 헤어졌다.
한편 깃발을 이어받은 전동NCC는 24일 오전 10시 여수 중앙동 로터리에서 순례를 시작해 순천, 벌교, 고흥 등을 거쳐 오후 6시까지 화순에 갈 예정이다. 그곳에서 광주NCC를 만나 깃발을 넘겨주면 광주NCC는 도보와 자전거 순례를 병행하다가 전남(서부)NCC에 넘기고 전남NCC는 전북NCC, 전북NCC는 충남NCC에, 충남NCC는 경기NCC에 넘겨 서울까지 릴레이 순례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