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가 입국도 하지 않은 예멘 대원들의 숙소를 충남도에 배정해 혼선이 빚어졌다. 지자체에서 175명의 숙소와 식사까지 다 준비해놨는데 나중에서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된 것. 

뿐만 아니라 잼버리에 참가한 충남 스카우트 대원들의 경우, 당초 지역 내 연수원 배정이 거론됐다가 결국 충북 청주까지 가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지자체 공무원 사이에서도 "황당하다",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충남도는 지난 8일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의 요청으로 스카우트 대원 5천여 명을 18곳에 나눠 수용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홍성 혜전대학교 기숙사는 예멘 대원 175명의 숙소로 배정됐다.

홍성군은 대학 측 관계자 등과 함께 175명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이날 밤 10시까지 대원들을 기다렸지만 끝내 오지 않았다. 예멘 대원들은 애초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뒤늦게 전달 받았다.

홍성군청 관계자는 9일 기자에게 "학생들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며 "1인당 식사비용의 상한가는 1만 원이다. 비용은 도에서 사후에 정산하기로 했다. 정확한 비용은 견적서를 받아봐야 안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각 시도로 분산할 인원(명단) 정보는 잼버리 조직위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 문제는 조직위에서 보낸 인원 정보가 참가자가 아닌 신청자를 기준으로 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서 확인을 해줘 예멘 학생들이 입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충남도의 입장도 난감한 측면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식비 예산 책정 기준과 관련해선 "별도로 내려온 기준이 없어 자체적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의 1인당 식사비용을 1만 원으로 잡았다"며 "식사비용 기준을 정해달라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충남 사는데 충북에 숙소 배정... "이래저래 혼선"

한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충남 학생들도 한동안 숙소를 잡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충남에서는 중·고생 52명이 잼버리에 참가했다. 이중 14명이 대회 중 온열진환 등으로 귀가 조치됐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나머지 38명의 학생들은 현재 청주대학교 기숙사로 이동했다.

당초 충남 학생들의 숙소는 전북 부안에서 멀지 않는 보령해양수련원과 공주학생안전교육원 등 도내 연수시설이 거론됐다. 하지만 학생들은 8일 충남도를 벗어나 충북 청원군의 한 교회로 이동했다가 또 다시 자리를 옮겨 청주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재 태풍 '카눈' 상륙을 고려해 대원들을 귀가 조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충남 스카우트 대원들을 인솔하고 있는 교사는 "숙소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청주로 확정됐다. 지금은 행정안전부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고, 총지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스카우트연맹 측에서도 숙소를 배정받은 대로 학생들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 쪽 학생들의 경우 충남에 배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래저래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늘내일 확정된 일정이 없어 스카우트 충남세종연맹 차원에서 학생들을 귀가시키는 방안을 고민중"이라며 "연맹과 학교장, 학부모, 학생이 다 같이 논의 해 오늘(9일) 중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풍으로 인해 학부모들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만일 귀가하는 경우 오늘내일 휴식하고 11일 (서울 상암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만 참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